올해 상반기 한국에 상륙한 BMW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7을 정의한 말이다.
독일의 고급완성차 브랜드 BMW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브랜드 정체성을 살린 라인업을 속속 선보인데 따른 것이다. 이번에 만난 X7 역시 최근 출시된 세단 7시리즈에 버금가는 최첨단 안전편의 사양을 대거 기본으로 지녔다.
X7 라인업 가운데서도 최상위 트림인 xDrive M50d를 타고 서울 도심을 26일 달렸다.
스마트키를 지니고 운전석 도어를 열자 화려한 1열이 눈에 확 들어온다. 종전 최상위 트림이던 X6과는 차원이 다르다.
크리스탈 재질의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쿼드터보 직렬 6기통 디젤 엔진음이 가솔린 엔진보다 더 정숙하다. 종전 X시리즈 등에 실린 사각 느낌의 LED 기어 노브(봉)가 뭉툭한 형태로 변했다. 기어 노브 역시 크리스탈 소재를 적용했으며, 크리스털 안에 ‘X’자를 넣었다. 정면 위에서 보면 하나의 ‘X’가, 측면에서 보면 두개의 ‘XX’자를 볼 수 있다.
수동 8단, 자동 8단변속기는 3.0 디젤 엔진과 오토 스탑 앤 스타트 등의 조합으로 연비 9㎞/ℓ(5등급)를 구현했다. 이 엔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17g/㎞으로, 모두 동급의 국산차와 비슷하다.
이촌에서 강변북로 상행선을 잡았다.
차량 통행이 많다. X7은 차량 좌우측 후면 사각지대에 차량이 들어오자 사이드 미러 삼각형에 주황색 불을 밝힌다. 같은 기능을 가진 경쟁사 차량이 작은 삼각형이나 차량으로 표현해 시인성이 다소 떨어지지만, X7의 삼각형은 차체에 맞게 대형이다. 눈에 쏙 들어온다.
차량이 가다 서다를 반복하고, 과속 카메라 등이 나타나자 X7은 계기판과 앞유리 헤드업 디스플레이, 15인치 디스플레이 등에 모두 주의를 표시한다. 이중에서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외부 조도에 따라 글자 색상의 명암이 달라지면서 시인성이 크게 개선됐다. 여기에는 현재 주행 중인 도로의 제한 속도와 파란색 과속 감시 카메라 등이 모두 표기된다.
천호대교를 지나자 차량이 드물다. 가속 페달을 깊숙이 밟자 추체할 수 없는 400마력을 지닌 X7이 빠르게 치고 나간다. X7은 5초 중반대에 100㎞에 다다른다.
전장 5151㎜, 전폭 2000㎜, 전고 1805㎜로 2.5톤이 조금 못되는 X7의 초반 가속 성능에 놀랐다. 이 차량의 공식 최고 속도는 시속 250㎞지만, 못해도 280㎞까지는 무난히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행모드 컴포트에서 이다.
앞바퀴 폭 275㎜, 편평비 40%인 레디알 타이어가 22인치 알로이 휠에 탑재됐기 때문이다. 뒷바퀴는 315㎜, 40% 레디알 타이어가 22인치 휠에 실렸다. 이들 타이어의 속도 기호는 Y로 300㎞의 속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아울러 최대 토크가 77.5㎏·m인 점도 이 같은 추정에 힘을 보탠다.
X7은 이어 100㎞에 1300rpm, 120㎞에 1600rpm, 140㎞에 1900rpm을 보이는 등 힘을 주체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그러면서도 X7이 상시 4륜구동이라 이들 속도에 전혀 밀리거나 뒤지지 않고 적확한 핸들링과 코너링을 보여줬다. 광폭의 타이어도 이 같은 주행 성능에 힘을 보탠다.
그러는 사이 X7은 구리시에 도착했다. 한적한 샛길로 빠져 차량 내외장을 살폈다.
X7은 X시리즈 가운데 가장 넓은 실내 공간을 구현했다. 쿠페형 X6보다 더 큰 X5의 휠베이스가 1745㎜인 반면, X7은 3105㎜로 확대됐다. 2열은 앞으로 기울이고 3열을 접으면 2120ℓ까지 확보할 수 있어 야외활동에 부족함이 없고, 어지간한 원룸 이사도 가능하다. 2열 중앙에는 긴 짐을 실을 수 있게 한 통로(스키 쓰루)도 설치됐다.
2열과 3열을 접을 때는 모두 버튼으로 가능하다. 3열 접이 기능은 시트 좌우측 차체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되고, 트렁트에도 같은 기능의 버튼이 있어, X7이 사소한 것까지 사용자 중심으로 설계됐다는 생각이다.
계기판과 모니터에는 대부분 차량 정보가 모두 투영되고, 15인치 모니터의 경우 기존 BMW 모델은 독립적이던 반면, X7에서는 운전대 오른쪽과 강화플라스틱으로 연결돼 유연한 곡선미를 자랑한다.
아울러 최근 국내외 신차들이 모두 모니터를 통해 차량을 조작해 다소 안전 운전이 위협받는 점을 고려해 X7은 센터페시아에 차량 조작 버튼을 함께 두면서 탑승객의 안전을 배려했다.
인테리어는 크롬 재질과 원목 재질, 스티치 처리한 대시보드 가죽, 시트의 나파 가죽, 천정의 세무 가죽 등 최고 제품으로만 처리됐다.
파노라마 썬루프는 실내 개방감을 극대화하고, 유리도 규칙적인 점을 찍어 심심함을 달랬다.
X7의 2열 역시 최근 선보인 세단 7시리즈 사양을 그대로 물려 받았다. 앞좌석 등받이에 부착된 대형 모니터를 통해 영화를 보거나 게임이 가능해 장거리 여행의 지루함을 달랠 수 있다. 창에는 햇빛가리개도 기본으로 설치돼 있으며, 7시리즈 있는 냉장고와 음료 보냉 기능은 X7에 없다.
돌아오는 길에 운전대 왼쪽에 버튼을 눌러 자율주행 기능을 시험했다. 직선이나 곡선 구간에서 공히 차선을 잘 인식하고 달렸다. 다만, X7은 거리를 두고 끼어드는 차량은 잘 인식했으나, 갑작스럽게 끼어드는 차량은 인식하지 못한다. 자율주행의 최고 설정 속도는 210㎞, 크루즈컨트롤 최고 설정 속도는 250㎞이다. 자율 주행시 앞차와의 유지할 간격도 자동으로 조정 가능하다.
자율주행시 차량이 약간 위험을 감지하면 계기판에 노란색 핸들이, 아주 위험하면 빨간색 핸들을 계기판에 각각 표시한다. 운전자가 핸들 잡으면 사라진다.
정차시 자동브레이크 기능을 작동하면 별도의 차량 조작 없이 차량이 멈춰 있고, 차량 주변 인식 버튼을 누르면 차량 주변 상황을 차량 스스로 분석한다.
주행모드 스크롤을 다이내믹에 놓자 X7은 100㎞-1700rpm, 120㎞-2100rpm, 140㎞-2500rpm으로 변동 폭이 커지고 주행 소음도 커칠어 진다. 변속기를 수동에 놓으면 손맛과 함께 다이내믹 모드처럼 운전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최적의 연료 소비를 구현한 에코프로 모드에서는 rpm 계기판이 사라지고, 어댑티브 모드는 차량이 주행 상황에 맞게 예측 주행을 한다.
노면 상황에 따라 전고도 5단계로 조정할 수 있다. 변속기 아래 은색 버튼을 앞뒤로 젖히면 된다.
이번 X7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바로 바워스 앤 윌킨스이다. 이는 통상 2억 원 이상의 세단에만 적용되는 영국 최고의 오디시스템인데, X7 내부 13개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량을 최고로 높이면 콘서트 현장에 있는 느낌이다.
2열 중앙 팔걸이와 신장 185㎝인 탑승객이 타도 넉넉한 2, 3열 레그룸은 장거리 여행에도 편안함을 제공한다.
BMW그룹 코리아 측은 “앞으로도 브랜드 정체성에 맞는 차량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국내 고객에게 최고의 만족감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7개의 X7 모델 가운데 국내 들어오는 사양은 xDrive 30d M 스포츠 패키지(1억2780만원)와 xDrive 30d 디자인 퓨어 엑셀런스(7인승 1억2290만원, 6인승 1억2480만원), xDrive X7 M50d(1억6240만원)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