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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교수가 말하는 자동차 이슈] “정의선 수부, 가장 늦었을 때가 가장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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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교수가 말하는 자동차 이슈] “정의선 수부, 가장 늦었을 때가 가장 빠르다”

기사입력 : 2019-12-12 06:26 (최종수정 2019-12-13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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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교수.
정의선 총괄 수석부회장이 지난해 하반기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현대자동차그룹이 확 변했다.

현대차그룹이 순혈 주의를 포기하고 세계 유수의 완성차 업체에서 인재를 영입하는가 하면, 내연기관 차량 대신 친환경 차량인 전기자동차와 수소연료전지차 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 정 수석부회장은 중국, 미국, 유럽 등 주요 지역 외에도 그동안 소홀하던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남미 등 신흥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김필수 교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를 지난 주말 만났다.

- 정 수석부회장이 인도네시아에 연산 25만대 규모의 공장을 짓기로 했는데요.

▲ 현대차가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에 짓는 최초의 공장으로 급증하는 현지 시장을 겨냥한 전략입니다. 주력 시장이지만 포화 상태인 유럽, 미국과는 달리 신시장 개척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기 때문이죠.
게다가 중국은 세계 1위 자동차 시장이지만, 2017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한국차의 인기가 크게 시들해지면서 신시장으로 장점이 약해졌고요.
인도나 남미는 자동차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으나, 현지 경기침체 등 다양한 지역적 문제로 아직 한계 있습니다. 아프리카 역시 인프라 등이 미흡한 점을 고려하면, 현재 최고의 시장은 아세안 10개국이죠.

- 이중에서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자동차 시장이 활기를 보이고 있습니다.
▲ 맞습니다. 이들 국가는 우리나라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이며, 아세안의 요충지입니다. 인도네시아의 올해 신차 규모가 120만대 수준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연간 국산차 판매가 150만대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인도네시아 시장 역시 만만치 않은 거죠. 아울러 인도네시아는 우리나라보다 성장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 수석부회장이 인도네시아 정부와 최종 조율을 마치고 이번에 공장설립 계약을 체결한 이유입니다.

- 다만, 아세안은 여전히 도요타 등 일본차가 강세입니다만.
▲ 그렇죠. 수십년 전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일본 차업체들은 현지 자동차 시장의 97%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시장이 도요타의 안방인 것이죠.
현대차그룹이 7~8년 전에 현지에 진출했으면 충분히 도요타와 승부할 능력이 됐습니다. 다만, 당시 해외 최대 국내 기업인 코린도그룹과의 문제로 현대차그룹은 진출 기회를 놓쳤죠.
정 수석부회장이 이번에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 진출을 추진한 것은 매우 바람직합니다.

- 이미 일본차가 대세인 현지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이 기회를 만들 수 있을까요.
▲ 현대차는 2021년 본격적으로 차량을 생산할 예정이지만, 현지 정부와의 추가 협상이 필요합니다.
현재 인도네시아 정부는 일본 하이브리드에 유리한 인센티브 정책을 시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차가 강점인 전기차에 현지 정부의 정책적 배려를 이끌어 내야 합니다.

- 현대차그룹이 현지에서 내연기관차보다 전기차로 승부를 건다는 뜻인데요.
▲ 당연합니다. 현대차그룹이 당장은 내연기관차 생산을 우선으로 하겠지만, 전기차가 대세인 만큼 앞으로 전기차를 투입할 것입니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 정부와의 확실한 추가 협상이 필요한 거죠.

- 현지 시장에 맞는 차량 투입도 필요한데요.
▲ 정 수석부회장이 철저하게 현지 시장을 분석하고 그에 맞는 차량을 투입할 것입니다.
현재 인도네시아 시장은 전체 차량 가운데 70% 이상이 레저 챠량(RV)입니다. 인도네시아는 도로 포장율이 낮고, 오프로드가 많죠. 이 같은 이유로 온오프로드에서 유용한 RV가 상대적으로 인기입니다.
RV가 강점인 현대기아아차에 유리하지만, 업그레이드 된 스타렉스와 카니발 등도 투입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 정 수석부회장의 현지 성공을 위해 조언한다면요.
▲ 정 수석부회장이 인도네시아에서 성공하려면 우선 현지 기업과의 관계를 잘 맺어야 합니다. 아무리 인도네시아 정부가 도움을 준다고 해도 수십년 이상 현지 시장을 독과한 일본차와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면 현지 협력사가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현대차그룹이 현지 협력사와 끈끈한 관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아울러 현지 시장에 최적화 된 모델 투입과 이를 위한 금융 상품 출시 등도 필요합니다.
여기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필요합니다. 정몽구 회장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기아차를 인수하고, 6년 후인 2004년에 현대기아차는 세계 5위의 완성차 기업으로 도약했습니다.
도요타 등 일본의 자동차 기업이 자신만만해 하면서도 현대차그룹을 두려워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죠?
현대차그룹이 생산을 본격화 하면 현지 완성차 시장 2위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가장 늦었을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이 있습니다. 정 수석부회장이 첫 단추를 제대로 뀄으면 합니다.


정수남 글로벌모터즈 기자 perec@g-enews.com 정수남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