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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일본서 딜러에 과도한 할당량 요구 '갑질'

기사입력 : 2021-03-14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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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제조업체 BMW가 일본에서 자사 딜러(대리점)에게 과도한 할당량을 요구하는 갑질로 물의를 빚고 있다.

13일(현지 시간) 라이브도어 뉴스에 따르면 BMW 딜러들은 월말이 되면 전화를 받는 게 두려울 정도로 과도한 할당량을 부과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딜러들은 공정위에 이 같은 불만을 제기했고, 공정위는 BMW 일본 법인에 개선방안 제출을 요구했다.

공정위는 개선방안이 미흡할 경우 독점 금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그러나 BMW측이 자발적인 개선안을 약속함으로써 향후 공정위가 개선안을 심의해 위반 상태가 해소됐다고 인정되면 행정 처분은 면제된다.

BMW는 이전부터 신차 판매에서 딜러에 가혹한 할당량을 부과한 후 할당량을 달성하지 못한 경우에는 대리점으로 하여금 신차 매입을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공정위가 독점금지법에 적시한 '우월적 지위 남용'에 해당된다.

일본 자동차 판매는 1990년을 정점으로 계속 하락하고 있지만, 수입차는 비교적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벤츠, BMW, 폭스바겐과 같은 정통 강자 이외에 최근 볼보, 지프 등이 가세함으로써 업체간 경쟁이 한층 격화되고 있다.

BMW는 지난 2008년 3만1928대에서 2018년 5만886대의 신차를 판매했다. 그런데 BMW의 이 같은 약진 배경에는 제조사가 딜러에게 물량 밀어내기 전략이 있었다고 전직 딜러 A씨는 폭로했다.

A씨는 "2013년경부터 할당량이 갑자기 많아졌다. BMW는 매년 판매 목표라며 할당량을 딜러들에게 보냈다. 정확하게는 '계획 대수'라는 것이다. 딜러는 목표량을 채우지 못할 경우 딜러가 직접 신차를 사서 명의인으로 번호를 등록하고, 이를 다시 중고차로 취급해 판매해 왔다"고 말했다.

중고차 판매점에서 신차와 같은 상태이면서도 훨씬 싼, 특가 자동차가 딜러들이 밀어내기 한 차량들이다. 물론 신차보다 저렴한 만큼 딜러들이 손해를 보면서도 이 같은 일을 하는 것은 수천만 엔에 달하는 보너스 때문이다.

BMW의 전직 딜러에 따르면 계획 대수를 달성하면 BMW에서 수천만 엔 단위의 보너스가 나오는데, 이 보너스를 받지 않으면 딜러는 수지를 맞출 수 없기 때문에 딜러가 신차를 매입해 등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만일 딜러가 할당량을 채우지 못할 경우 BMW 측에서는 월말에 독촉 전화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공갈 수준의 협박을 직원들에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딜러 계약을 중단하고 부채를 안은 채 도산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한편 공정위의 시정 조치로 딜러와 자동차 판매업체 간 새로운 관계가 형성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노정용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