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모터스

'슈퍼카 플렉스' 질주 본능…지난해 판매 급증

페라리 70%, 벤틀리 30%, 롤스로이스 25% ↑
'보복 소비' 폭발하면서 고급화 트렌드 형성
독일 3사 이상 특별함을 원하는 소비자 늘어

기사입력 : 2022-01-12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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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페라리 SF90과 로마. 사진=페라리코리아
(왼쪽부터) 페라리 SF90과 로마. 사진=페라리코리아
2021년에도 '슈퍼카 플렉스'는 계속됐다.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 슈퍼카 브랜드들은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모두 판매량이 늘었다.

플렉스는 보통 자신의 능력을 과시할 때 사용되는 용어로, 돈이나 차, 라이프 스타일 등을 자랑한다는 의미다.

11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평균 판매가 3억~4억 원을 호가하는 페라리, 람보르기니, 롤스로이스, 벤틀리 등 내로라하는 슈퍼카들의 판매량이 지난 한 해 동안 일제히 증가했다.

그중 가장 많은 성장률을 보인 곳은 이탈리안 슈퍼카 브랜드 페라리다. 페라리는 작년 357대를 팔아 전년(212대) 대비 약 7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다른 브랜드들도 마찬가지다. 롤스로이스는 지난해 236대를 팔아 전년(189대) 대비 24.9% 성장했고, 벤틀리와 람보르기니는 각각 지난해 554대·366대를 팔아 전년(424대·330대)에 비해 각각 30%와 10%의 성장률을 보였다.

이들 브랜드들이 판매하는 차량의 가격이 최소 2억 원에서 최대 6억 원에 이르는 것을 고려할 때 이는 놀라운 성장이다. 차 한 대만 팔아도 현대자동차 그랜저를 20여 대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포르쉐의 성장도 무섭다. 포르쉐 판매량은 2019년 4262대에 불과했지만 2020년 7877대로 84.8% 증가했고 2021년 8539대를 팔아 전년 대비 8% 늘었다.

포르쉐의 경우 롤스로이스, 페라리 등 슈퍼카 브랜드와 비교할 때 낮은 가격대로 여겨질 수 있지만, 실질적인 차량 가격은 최소 1억~2억 원이다.

슈퍼카의 판매 호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움츠렸던 소비 심리가 살아났기 때문이다. 코로나19라는 재난 사태에 억눌렸던 소비 심리가 사치 기호품 에 돈을 쓰는 '보복 소비(revenge spending)'로 되살아나면서 판매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비싼 물건을 구매함으로써 답답함이나 억눌림을 해소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독일 프리미엄 3사(벤츠·BMW·아우디)의 프리미엄 이미지가 사라지고 있는 것도 한 몫 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수입차 신규 등록 대수는 27만6146대로 2020년 판매량(27만4859대) 대비 0.5% 증가했다.

벤츠는 7만6152대를 팔아 전년(7만6879대·점유율 27.97%)에 비해 0.9% 감소했지만, 여전히 1위다. BMW는 2021년 6만5669대(점유율 23.78%)를 판매하며, 2020년(5만8393대) 대비 12.5% 증가했다.

아우디는 지난 해 총 2만5615대를 판매해 2020년(2만5513대)보다 0.4%가량 늘었다. 독일 3사의 지난 해 판매량은 16만7436대로 전체 판매량의 60%에 해당한다. 예전에는 도로 위에서 보기 어려웠던 독일 브랜드 차들이 지금은 흔하다는 의미다.

여기에 '베블런 효과'도 더해진 것으로 보인다. 베블런 효과는 남들보다 돋보이고 싶은 심리에서 이른바 명품을 주로 소비하는 행태를 말한다. 즉, 독일 3사 브랜드 이상의 '특별함'과 '고급스러움'을 원하는 소비자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의 눈은 점점 높아지고 있어 올해에도 슈퍼카 판매 호조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정희 글로벌모터즈 기자 jh1320@g-enews.com 김정희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