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모터스

[시승기] 파란색 더한 마세라티 '기블리 하이브리드'

10.1인치로 커진 화면과 무선 카플레이 지원...편의성 높여
2.0ℓ 4기통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에 48V 하이브리드 더해
주행 모드에 따른 각기 다른 느낌 제시, 변속 타이밍도 달라져

기사입력 : 2022-03-10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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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 기블리 하이브리드.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
마세라티 기블리 하이브리드.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
레이싱 'DNA'를 품은 이탈리아 자동차 브랜드 마세라티에 '파란색'이 더해졌다. 브랜드 최초의 전동화 마일드 하이브리드 모델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를 타고 서울과 수도권 주변을 다니며 시승했다.

마세라티 기블리 하이브리드.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
마세라티 기블리 하이브리드.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

얼굴은 째진 눈과 거대한 입으로 화가 나 있는 인상을 풍긴다. 위로 치켜든 날카로운 헤드램프(전조등)와 땅을 향해 벌어진 거대한 그릴(흡입구)은 앞으로 튀어 나갈 것 같은 느낌까지 들게 한다.

또한 후륜구동 모델 같지 않은 긴 프론트 오버행(차량 바퀴 앞부분)과 풍만한 볼륨을 자랑하는 보닛은 이국적인 느낌까지 더한다.

뒷모습은 약간의 '변화'를 줬다. 램프 디자인 배치는 같지만, 내부 디자인을 다르게 해 '밋밋함'을 없앴다. 또한 마세라티 다운 거대한 듀얼 배기파이브로 눈길까지 사로잡는다.

마세라티 기블리 하이브리드.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
마세라티 기블리 하이브리드.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

실내는 '과거'와 '현재'가 조화를 이뤘다.

큰 지름을 가진 운전대와 거대한 크기로 놀라움과 불편함을 동시에 선사하는 패들 시프트, 달리기 본능을 깨워주는 기어봉, 고급진 가죽들은 본인의 자리를 그대로 지키고 있다.

마세라티 기블리 하이브리드.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
마세라티 기블리 하이브리드.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


기블리 전동화 모델에는 '최근 트렌드'도 적절히 반영됐다. 불만이 많았던 모니터는 크기가 커졌고 내비게이션에는 무선 카플레이를 넣었다. 공조 장치도 물리 버튼과 화면 내 터치로 조작을 가능하게 했다.

운전석에 앉아 본격 시승을 시작했다. 시동버튼은 기존 오른쪽이 아닌 포르쉐와 같은 왼쪽에 있다. 시트 포지션은 기존 세단 보다 낮았으며, 이로 인한 시야는 초반 차량을 주행하는데 익숙해져야 하는 부분으로 느껴졌다.

마세라티 기블리 하이브리드.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
마세라티 기블리 하이브리드.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

가속페달은 가볍게 조작할 수 있었다. 조금만 밟아도 차량은 엔진 배기음을 키우며, 앞으로 나아갔다. 다만, 브레이크는 응답성이 높아, 조심스럽게 조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만 밟아도 강하게 제동이 걸렸으며, 급하게 밟았을 때는 여지없이 몸은 앞으로 쏠렸다.

이 차의 심장은 2.0ℓ 엔진, 4기통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을 장착했다. 기존 기블리 가솔린 모델에 들어간 3.0ℓ V6 엔진(최고 출력 350마력, 최대토크 51.5kg.m) 보다는 힘이 부족하지만.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더해, 최고 출력 330마력, 최대토크 45.9kg.m의 힘을 구현해냈다.

마세라티 기블리 하이브리드.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
마세라티 기블리 하이브리드.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

가속페달을 깊이 밟자, 엔진은 '으르렁' 댔다.

속도가 붙자 차량은 숨겨왔던 매력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달리기 DNA를 품고 있는 마세라티의 특징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도로에 붙어서 가는 듯한 느낌, 묵직한 운전대, 그리고 커지는 배기음은 운전자의 심장을 빠르게 뛰게 하기에 충분했다.

변속 타이밍은 마세라티답다. 이 차량에는 독일 ZF사의 '8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됐다. 이 변속기는 마세라티뿐만 아니라 BMW, 재규어, 랜드로버 등 다양한 브랜드에서 사용하지만, 차이가 있다.

마세라티 기블리 하이브리드.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
마세라티 기블리 하이브리드.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


이 중 마세라티는 BMW와 같은 빠른 응답성에 집중하기보다는 브랜드 특유의 우아하면서도 력서리한 느낌을 구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변속은 부드럽게 이뤄지지만, 급하지 않았다.

움직임은 흔들림이 없이 앞으로 나아간다. '네 바퀴'의 우수한 접지력을 바탕으로 고속에서도,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도 '불안감'을 허용하지 않았다. 또한 차량을 좌우로 움직였을 때 모습 또한 '안정적'이다. 2t이 넘는 몸무게와 전기모터가 트렁크 하단에 위치해 구현된 훌륭한 무게 배분으로 차량의 흔들림을 잡아줬기 때문이다.

주행 느낌은 모드에 따라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주행모드는 '노멀'과 에코모드를 대신하는 듯한 'ICE', 달리기 성능이 극대화된 '스포츠'모드 세 가지다.

마세라티 기블리 하이브리드.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
마세라티 기블리 하이브리드.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

노멀과 ICE에 놓고 달리면 운전자에게 '답답함'이 전해진다. 가속페달을 밟고 약 1초 정도가 흐른 뒤, 차는 '부웅' 소리를 지르며 앞으로 치고 나간다. 여태껏 느낄 수 없었던 '터보랙'이 느껴진 순간이다. 터보랙은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밟은 후 터보차저가 동작할 때까지 시간 지연을 말한다.

스포츠 모드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선사했다. 노멀과 ICE에서 느꼈던 터보랙은 사라지고 330마력의 힘이 발끝에 오롯이 전달됐다.

마세라티 기블리 하이브리드.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
마세라티 기블리 하이브리드.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


움직임도 달랐다. 살짝 무거운 듯한 느낌은 어느새 가벼움으로 바뀌었다. 밟자마자, 차량은 먹이를 보고 뛰쳐나가는 '치타'와 같이 날렵하게 움직였다. 스티어링 휠은 묵직해져 고속에서도 안정적이었으며, 변속 타이밍 또한 빨라져 스포츠세단으로써 최고의 경험을 선사했다.

특히 이 차에는 운전의 재미를 극대화하는 '2가지 요소'까지 갖췄다. 손에 꽉 차는 '기어봉'과 운전대 뒤편에 있는 거대한 '패들시프트'다. 최근 작아지고, 버튼식 또는 다이얼 식으로 바뀌는 변속기와는 다른 전통적인 방식을 취하고 있다. 운전자는 이를 이용해 원하는 방식으로 기어 단수를 조절할 수 있으며, 마치 경주용 차를 운전하는 듯한 느낌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마세라티 기블리 하이브리드.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
마세라티 기블리 하이브리드.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

'최초'라는 타이틀을 가진 차량은 많다. 최초의 디젤 엔진을 탑재한 차량, 최초의 경차 등이다. 기블리 하이브리드도 100년이 넘는 마세라티 역사의 최초라는 타이틀이 붙는 모델이다.

최초라는 이름에 걸맞게 기블리 전동화 모델은 그에 맞는 디자인, 상품성, 달리기 성능을 갖췄다. 여기에 대세가 된 '친환경'까지 담았다.


김정희 글로벌모터즈 기자 jh1320@g-enews.com 김정희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