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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성장 가능성‧낮은 경쟁률에 눈길 받는 PBV 시장 ‘후끈’

재작년 32만대소 2025년에는 130만대 규모로 확장
기아는 쿠팡과 협약 체결...물류사업 특화 차량 개발
GM은 페덱스‧월마트에 EV600‧EV410 수백대 공급

기사입력 : 2022-04-27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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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PBV 라인업. 사진=기아
기아 PBV 라인업. 사진=기아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는 PBV 시장에 하나둘씩 뛰어들고 있으며, 이를 선점하기 위한 다양한 협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커머스(e-Commerce) 시장 확대와 높은 성장 가능성, 여기에 다른 시장에 비해 낮은 경쟁을 가진 틈새시장인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PBV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최근 기아는 쿠팡과 손잡고 PBV 비즈니스 프로젝트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 미국 GM은 사내 벤처 브라이트드롭(BrightDrop)을 출범했으며, 포드는 지난해 포드 프로(Ford Pro)를 론칭했다.

PBV는 기존 운전자 중심으로 설계된 자동차 개념을 넘어 사용 목적에 초점을 둔, 간결한 구조의 이동 및 운송 수단을 말한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들이 앞다투어 PBV 시장에 진출하는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이커머스 시장의 확대가 시작점이 됐다. 여기에 PBV 시장이 가진 성장 가능성과 다른 시장에 비해 낮은 경쟁을 가진 ‘틈새시장’인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틈새시장은 고객 구매 패턴, 기호, 선호도 등을 분석하여 특정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한 것을 말한다.

먼저 코로나19로 인해 이커머스 시장이 확대되면서 배송‧물류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확대된 것이 주효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국내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40조원 규모였지만, 올해 158조원, 오는 2025년에는 22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택배 물량도 늘었다. 한국통합물류협회는 지난해 택배 물동량이 총 36억3000만개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2억 5600만개) 7.6% 증가한 수치다.

페덱스에 공급된 GM EV600. 사진=GM
페덱스에 공급된 GM EV600. 사진=GM

이에 더해 2년 전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타인과 안전하게 거리를 둘 수 있는 집이나 자동차와 같은 개인 공간의 가치가 높아진 것도 있다. 이제 PBV 차량은 상업용을 위한 차량을 넘어서 개인의 용도도 함께 만족시키는 개념으로 확장된 것이다.

PBV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눈여겨 볼만하다. 이 시장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약 32만대 정도가 팔렸다. 같은 기간 전기차가 660만대가 팔린 것을 생각하면 작은 규모다. 하지만 글로벌 PBV 시장은 연평균 33%씩 성장해 오는 2025년 130만대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또한 유럽과 북미의 LCV(Light Commercial Vehicle, 경상용차)를 통해서도 성장 가능성을 짐작할 수 있다. 여객 운송과 물류 사업에 활용되고 있는 LCV가 PBV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유럽 LCV 시장은 2020년 기준 620억 달러(77조5310억원)로 평가되었지만, 오는 2026년에는 810억 달러(101조2905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포드 이 트랜짓. 사진=포드
포드 이 트랜짓. 사진=포드


PBV 시장이 아직 틈새시장이라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이 시장에는 기아를 포함해 GM, 포드, 토요타, 혼다 등 여러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제품을 개발하고 이를 납품하는 브랜드는 손에 꼽힌다.

기아·GM·포드가 대표적이다. 기아는 물류 운송 및 이동식 스토어, 레저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레이 1인승 밴을 공개했다. 이 회사는 앞으로 총 4종의 PBV 모델을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GM은 EV600과 EV410을 생산해 공급하고 있으며, 물류기업 페덱스에는 EV600 500대를, 미국 최대 유통기업 월마트에는 EV600과 EV410 등 총 5000대를 납품하기로 했다. 포드는 지난해 F-150 라이트닝 프로의 고객 인도를 시작으로, 올 4월에는 양산형 상용 전기차 E-트랜짓(E-Transit) 초도 생산분의 출고를 시작했다.

빠른 시장 진입으로 이들은 선점효과도 누릴 수 있다. 국내에서는 스마트폰 무료 문자 서비스의 시작을 알린 카카오톡, 해외에서는 전기차 시장에서 압도적인 인기를 보이는 테슬라가 그랬다. 이들은 초반 시장에 진출해, 현재까지도 주도권을 지며 해당 사업을 선도하고 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의 말에도 이런 의지가 강력히 묻어있다. 그는 지난달 인베스터데이서 "다양한 PBV 라인업과 자율주행 기술 접목을 통한 글로벌 PBV 시장 넘버원 리더십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빠른 결정과 공격적인 투자, 그리고 선점 효과를 통해 기아를 PBV 시장 1등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서 PBV가 차지하는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소수의 완성차 업계들이 이 시장을 다 차지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PBV 시장에만 국한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도심 항공 모빌리티, 드론 등 미래 모빌리티 사업과 함께 어울릴 때 더 큰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희 글로벌모터즈 기자 jh1320@g-enews.com 김정희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