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모터스

고유가 유탄맞은 중고車, 판매량·시세 하락중

중고차 등록대수는 193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
유류비, 물가와 금리 상승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

기사입력 : 2022-07-15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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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 장안평중고차매매시장에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 성동구 장안평중고차매매시장에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최근 중고차 시장이 심상치 않다. 가격은 떨어지고 거래량도 줄었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하더라도 신차를 기다리는 것이 싫어 중고차를 구매하는 사람들이 많아 수요가 폭발했던 것을 고려했을 때 고무적이다. 업계는 치솟은 기름값과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중고차 시장이 위축상태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15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6월 중고차 등록 대수는 총 32만4000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5월)과 비교했을 때는 4.3% 감소했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7% 하락한 수치다. 상반기 누적 대수에서도 상황은 같았다. 올 1~6월 등록 대수는 총 193만532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떨어졌다.

중고차 시세도 같은 상황이다. 이날 국내 최대 내차 팔기 서비스 헤이딜러에 따르면 불과 3개월 사이에 중고차 가격은 큰폭으로 뛰었다가 다시 내려앉았다. 지난 3월 현대차 그랜저 IG의 시세는 1253만~3028만원으로 형성되었지만, 6월에는 1209만~2779만원으로 내려갔다. 수입차 브랜드의 벤츠 E클래스는 3월 3130만~8000만원에 형성되던 시세가 3개월 뒤에는 2806만~6869만원으로 하락했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하더라도 사람들은 중고차를 많이 찾았다. 반도체 수급 부족으로 인해 신차 대기 기간이 최소 6개월에서 최대 18개월까지 늘어나면서 이를 기다리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때는 중고차 가격이 신차 가격을 추월하는 현상도 발생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중고차 시장이 하락세를 보이는 것이다.

이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으로 인해 치솟은 유가와 물가 상승 등이 더해져 차량을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날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평균 휘발윳값은 2095원, 경윳값은 2134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30일 이후 계속해서 내림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지난 5월 2000원을 넘어선 이후 쉽사리 2000원대 밑으로 내려가지 않고 있다. 실제 차량을 운영하는데 증가한 부담은 그랜저 2.5 가솔린(공식연비 11.9km/ℓ) 기준 1년 유류비가 193만원에서 246만원으로, 기아 쏘렌토 2.2 디젤(14.3km)은 140만원에서 208만원으로 뛰었다. (1년 약 14000km 주행기준)

유류비 외에도 차량 관리하는 데 드는 비용도 함께 상승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5.4% 상승했다. 이 중 교통 지출에 대한 물가 상승률은 14.5%를 기록하면서 가장 높았다. 구체적으로는 차량 유지비용인 자동차용품(11.0%), 타이어(9.8%), 세차료(8.7%), 엔진오일 교체료(8.4%), 주차료(4.7%) 등이 모두 올랐다. 실제 불스원은 지난 4월 모든 제품의 가격을 1000원 인상했다.

높은 금리도 중고차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요소 중 하나다. 현재 주요 카드·캐피탈 중고차 할부금융 최저 금리는 3%대 후반을 형성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10%대를 넘는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현재 중고차 시장은 장마, 유가, 금리 3가지가 한 번에 악재로 작용한 상황"이라며 "이로 인해 중고차를 구매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토로했다.


김정희 글로벌모터즈 기자 jh1320@g-enews.com 김정희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