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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길이 아니라서 더 좋다”, 지프 ‘랭글러’ 오프로드 체험

제16회 지프 마니아들의 축제, ‘2022 지프 캠프’ 개최
비치 드라이빙, 웨이브 파크 등 양양 정족산 일대 시승

기사입력 : 2022-10-2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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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길을 건너온 지프 랭글러 모델 사진=스텔란티스코리아
물길을 건너온 지프 랭글러 모델 사진=스텔란티스코리아
지난 20일 스텔란티스코리아가 미디어를 대상으로 ‘지프 캠프 2022’에 참석할 기회를 제공했다. 사흘 뒤 일반을 대상으로 한 공식 행사를 앞두고 진행하는 일종의 예행연습인 셈이다.

‘지프 캠프’는 이미 68년의 역사를 가진 정통 오르포드 축제로 매년 미국과 유럽, 호주 등지에서 ‘지프 어드벤처’, ‘지프 잼버리’ 등의 이름으로 행사를 진행해 오고 있다. 국내에서도 벌써 16회째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스텔란티스그룹 16개의 브랜드 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지프의 인기 비결이 바로 이런 축제 문화다.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깊숙이 파고들었다는 게 중요한 점이다.

올해 드라이빙 코스는 인공 구조물 등 다양한 장애물을 넘으며 지프의 월등한 오프로드 능력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웨이브 파크’, 양양 정족산 일대를 누비며 자연의 바람을 만끽할 수 있는 ‘마운틴 트레일’, 해변가 모래 바닥을 달리는 ‘비치 드라이빙’으로 구성됐다. 고객이 모두 자신의 차량으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다.

지난해와는 같은 장소 별반 다르지 않은 프로그램 구성인 듯했으나 다만, 레크레이션 이벤트의 일환으로 반려견 동반 고객을 위한 ‘어질리티 존’을 마련한 것, 산불로 피해를 입은 양양 지역 특산물 마켓, 씨앗 뿌리기 이벤트, 그리고 캠핑존 오염 방지를 위해 ‘비치 플로깅’을 진행했다는 점이다.

본격적인 시승 시간, 준비된 차종은 살아 있는 오프로드 전설인 랭글러와 이를 기반으로 한 픽업트럭 버전 모델 글래디에이터다.

브랜드 라인업에는 엔트리 컴패스나 소형 SUV 레니게이드, 다재다능 체로키, 그랜드 체로키 등 다른 인기 차종들도 많지만, 아무래도 이런 행사에는 오프로드에 특성화된 모델들이 나서야 한다.

랭글러는 그야말로 살아 있는 오프로드의 전설이자 브랜드의 대표 모델이다. 전 세계적으로 펼쳐지는 오프로드 경기에 빠지는 적이 없다. 차체 디자인은 물론이거니와 어떤 지형에서도 적응할 수 있는 확장성에서 랭글러의 찐매력을 찾을 수 있다. 오프로드 전용 타이어를 갈아 신는 건 준비 단계에 불과하다. 여차하면 간단한 조작으로 지붕을 열고 달릴 수 있다.

여차하면 볼트 조임을 몇 개 푸는 것으로 도어를 탈착할 수도 있다. 험로에서는 도어를 떼어내는 것이 비상탈출 등에 더 유용한 일이다. 대부분 파츠는 다 떼어낼 수 있지만, 롤케이지는 차체와 한 몸처럼 붙어 있다. 지프는 실용과 안전의 명확한 의미를 구분하는 수단이다.

랭글러 무리가 양양 송전해수욕장 해변을 달리고 있다. 사진=스텔란티스코리아
랭글러 무리가 양양 송전해수욕장 해변을 달리고 있다. 사진=스텔란티스코리아

해변에서 모래사장을 달리는 모습은 가히 인상적이다. 한 번이라도 바퀴의 허우적거림을 느껴본 이들이라면 여기가 얼마나 높은 난이도의 코스인지 알 수 있다. 방심하는 순간 모래 지옥에 빠진다. 여러 가지 기계적 조건이 갖춰줘야 가능한 얘기지만, 모래밭을 잘 달리는 팁은 브레이크를 절대 밟지 않고 일정한 속도로 서행하는 것이다. 일단 멈췄다 하면 방법이 없다. 다행히 시승차는 오프로드 전용 타이어를 신었다.

이번 오프로드 프로그램에서 하이라이트는 웨이브 파크다. 이 코스에는 25도 경사의 언덕, 1m 이상 깊이로의 도강, 바위 넘어가기, 통나무 시소 및 로그 브리지 건너기 등 인공적인 험로가 만들어져 있다. 참고로 이 코스를 만들기 위해 여러 스태프가 2주 동안 상주하며 수많은 노고를 쏟아부었다는 후문이다.

언덕길, 차가 올라갈 때는 하늘만 보인다. 내려올 때는 이미 주차 센서가 삑삑 우는 소리를 낸다. 놀이동산 롤러코스터와 다름이 없다.

커다랗고 날카로운 바위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는 스웨이바(Swaybar) 기능을 켜서 모든 바퀴가 바닥에 잘 닿아있도록 해준다. 접지력을 높여 트랙션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

안개등 혹은 그릴 하단부가 모두 잠길 정도의 도강은 ‘SUV’라는 이름만으로는 확실히 부족하다. 랭글러는 역시 오프로드 맛집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모델이라는 생각이다.

행사가 시작되던 때로 돌아가, 국내 스텔란티스그룹을 이끄는 제이크 아우만 스텔란티스 코리아 사장이 인사말을 건네며 지프의 제로 이미션 비전을 간략하게, 다시금 확인시켰다.

“지프는 윌리스 시절부터 지금까지 특별한 유산을 쌓아왔다”, “이제는 지속가능한 모빌리티를 위해 제로 이미션 프리덤이라는 새로운 모험을 시작했다.” 전동화를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고 있지 않다는 의미에서다.

올해는 반도체 여파로 자동차 업계의 실적이 좋지 못했다. 특히, 수입차 시장에는 전에 찾아보기 힘들었던 기나긴 대기기간, 할인 경쟁이 없어진 분위기가 굳어지며 활기를 잃었다.

지프 역시 마찬가지로 올해의 국내 시장 공세는 미약했다. 하지만 지프의 지속가능성은 몇 년 뒤 진행될 지프 캠프에서 더욱 분명하게 확인해볼 수 있을 듯하다. 오랜 로열 고객이 가져온 내연기관 랭글러, 그리고 배터리를 담은 새로운 랭글러가 함께 험로를 달려나가는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진다.
험로 코스가 모여 있는 웨이브 파크, 랭글러의 픽업트럭 버전 모델 글레디에이터가 로그 브릿지 코스를 지나가고 있다. 사진=스텔란티스코리아
험로 코스가 모여 있는 웨이브 파크, 랭글러의 픽업트럭 버전 모델 글레디에이터가 로그 브릿지 코스를 지나가고 있다. 사진=스텔란티스코리아



육동윤 글로벌모터즈 기자 ydy332@g-enews.com 육동윤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