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모터스

2000만원 이하 車 실종…가격 상승세에 첫차 구매 부담

차종 라인업 줄고, 가격은 계속 오름세
옵션 빼더라도 합리적 다양한 가격 정책 필요

기사입력 : 2023-02-03 13:58

  • 인쇄
  • 폰트 크기 작게
  • 폰트 크기 크게
공유 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구글플러스 공유하기


뉴 코나 일렉트릭 사진=현대자동차
뉴 코나 일렉트릭 사진=현대자동차
최근 자동차 시장에서 1000만~2000만원대 차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국산차 중 경차를 제외하면 평균 찻값이 약 3500만원대에 이른다. 저가 차종에 대한 수요는 꾸준하거나 늘어나고 있지만 선택지가 줄어들고 있다는 게 문제다. 경제적으로 자유롭지 못한 MZ세대에게는 부담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자동차 시장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고가 차종에 공급이 몰리며 시장의 다양성이 부족해지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2000만원 이하 차종(시작가 기준)은 캐스퍼와 아반떼, 기아는 모닝과 레이 경차와 K3가 전부다. 최근 브랜드 라인업 감소폭이 컸던 르노코리아, 한국지엠, 쌍용자동차에서는 2000만원대는 차종은 있으나 그 이하에 살 수 있는 모델은 한때 경차로 재미를 본 쉐보레 스파크가 유일하다.

그나마 최근 현대차 코나가 신형 출시를 알리며 소형차 시장에 다시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지만 이마저도 가격 인상폭이 크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판매량은 예전에 비해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제네시스 등 부가가치가 높은 차량의 판매가 확대됐다는 게 핵심이었다.

올해 취업한 A씨는 이번에 새로 나온 코나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디자인도 괜찮고 무엇보다 여러 가지 많은 기능이 들어가서 마음에 든다고 했다. 하지만 원하는 옵션이 들어간 트림은 3000만원이 훌쩍 넘어 계약이 망설여진다고 했다.

2세대 완전변경 신형 코나는 MZ세대를 겨냥한 국가대표급 소형차지만, 평균 3000만원대를 훌쩍 넘는 가격표를 달고 나왔다. 풀옵션 가격은 최대 3700만원대까지 오른다. 다만, 기본 정보를 살펴보면 초기 모델 1.6 가솔린 터보 모델이 2468만원부터 시작한다. 2017년 코나 첫 출시 때 가격이 1895만원인 것을 생각하면 5년 동안 573만원이 인상된 셈이다. 그동안 오른 직장인 평균 연봉과도 맞먹는 수준이다. 20대 직장인 평균은 훌쩍 넘는다.

소형 SUV의 차급이지만 크고 작은 변경을 거치며 MZ세대가 감당하기 힘든 가격대에 올라섰다.

우선 가격면으로 올해 코나를 가장 위협할 수 있는 차로는 쉐보레 트랙스가 기대주다. 아직 출시 전이지만 이미 낮은 가격으로 나올 거라는 기대가 크다. 근거는 북미시장 트랙스가 지난해 말 공개되며 2만1495~2만2995달러 가격표를 달았다는 것이다. 최상위 트림이 2800만원대에서 그친다. 예상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고 국내에서도 비슷한 가격에 판매된다면 반사이익인 ‘코나 효과’를 기대해볼 수도 있다. 다만, 트랙스 역시 옵션 사양에 따라 가격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게 한국지엠 관계자의 설명이다.

대체로 고급화 전략을 취하고 있는 수입차 시장에서도 저가 차 판매 상황은 열악하다. 지난해 말 국내 출시한 폭스바겐 제타가 가장 저렴한 수입차로 꼽혔다. 3232만원의 가격표를 달고 있는데 2022년형에 비해 300만원 가까이가 오른 가격이다. 불과 2~3년 전만 하더라도 할인을 조금 보태면 2000만원 후반에 살 수 있는 수입차들이 몇 있었다. 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 모델의 경우도 2951만~327만원에 판매됐다.

현재 1000만원대 후반에서 시작하는 국산차 중에서는 가장 무난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차는 준중형급의 아반떼와 K3가 전부다. 이마저도 옵션이 붙으면 2000만원을 훌쩍 넘긴다. 소형 SUV로는 기아 니로나 셀토스, 현대차 베뉴 등 그나마 차종이 존재하지만, 2000만원 중반대부터 3000만원대에 걸쳐 있다.

심지어 경차 가격도 많이 오른 상태다. 지난 몇 년 전과 비교하면 2020년형 기아 레이가 1260만~1570만원인 반면 2023년형 레이는 1340만~1815만원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MZ세대들이 찻값 인상에 부담을 느끼는 것이 이후 판매량 감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생애 첫차를 구입하는 MZ세대들을 위한 합리적이고 다양한 가격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육동윤 글로벌모터즈 기자 ydy332@g-enews.com 육동윤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