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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무난함이 최고의 무기...혼다 CR-V 하이브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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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시승기] 무난함이 최고의 무기...혼다 CR-V 하이브리드

대중성 짙은 폭스바겐 티구안과 닮은꼴, 치열한 경쟁 예상?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3-09-27 07:06

6세대 혼다 CR-V 하이브리드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6세대 혼다 CR-V 하이브리드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신형 CR-V의 디자인은 새로운 혼다의 언어를 그대로 이어받았다. 신형 파일럿도 아직 국내에 출시하지 않은 어코드도 같은 기조를 따르고 있다. 체격을 키우며 보닛은 높아졌다. 날렵하기보다 선과 균형미가 도드라지는 도형의 조합이 돋보인다. 더 커진 그릴로 명암도 더 뚜렷해졌다. 대체로 이전 세대보다는 디자인이 좋아졌다는 평가다.

혼다코리아가 이번에 국내 선보인 모델은 6세대로 다시 탄생한 ‘CR-V 하이브리드’다. 올해 초 같은 세대의 CR-V 터보를 선보인 바 있는데, 이미 시승을 한 터라 하이브리드 버전의 느낌이 어떨지 궁금한 대목. 참고로 CR-V 터보의 경우 부드러운 주행감, 편안한 승차감이 돋보인다고 말한 바 있다. 1.5ℓ 가솔린 터보 엔진으로 최고출력 190마력, 24.5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고 가격은 4190만원이다.

우선 가격부터 짚고 넘어가자면, CR-V 하이브리드는 5590만원이다. 터보보다는 부담이 있는 편. 얼핏 보자면 가격 대비 매력이 부족할 수 있다. 인기 브랜드도 아닌 데다가 감성에 호소하는 일도 없다. 단지 강하게 끌리는 게 하나 있다면, 그동안 축적돼 온 신뢰 바탕의 내구성이다. 차를 오래 타거나 자주 타거나, 혹은 ‘잔고장 없는 게 최고다’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이미 이 차의 가치를 충분히 가늠하고 있을 터다.

하이브리드 버전은 가격은 비싸지만, 믿을 수 있는 뛰어난 연비를 자랑한다. 시승 내내 절약 운전은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짧은 시승코스였지만, 스포츠 모드로 절반을 달렸고 시간에 쫓겨 가속과 제동 페달을 괴롭혔다. 타이트하게 시험에 응했다는 공인 연비는 복합 14.0km/ℓ를 기록하지만, 실제 주행에서는 그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보기는 쉽지 않다. 춘천 한 카페에서 가평 행사장까지 주행하는 약 70km 구간 연비는 15km/ℓ를 넘어서 있었다.

겉과 밖, 바뀐 부분이 많아 기술적으로 설명할 게 많다. 직렬이던 모터-엔진 배열이 병렬로 바뀌었다는 둥, 파워트레인의 사용 최적화를 위해 시스템에 어떤 노력을 했다는 둥, 다 알고 나면 고개를 끄덕이는 게 당연하겠지만, 중요한 건 어떤 조합으로 시승 느낌이 나냐는 것이다. 하체는 단단한 편이다. 하이브리드 버전은 터보 버전보다 더 부드러운 출발과 감속이 이뤄진다. 승차감은 운전석 쪽이 조금 더 편안하다. 시트의 영향도 있겠지만, 차의 역동성이 조금 더 살아 있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4가지로 제공되는 주행모드는 터보 때와는 달리 색감이 잘 드러난다. 다만, 한계치가 금세 찾아오는 건 아쉬운 부분이다.

크지 않은 가운데 모니터에는 무선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의 티맵을 띄워주며 보스 서라운드 시스템이 음성 길안내를 해준다. 디지털 클러스터는 깔끔하게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사치라고 생각했는지 빠져 있다. 실제로 크게 개의치 않는 레이아웃이다. 대시보드에는 가로지르는 허니콤 그릴이 적용돼 있다. 깔끔한 모습이고 색다른 시도이긴 하지만, 청소가 쉬워 보이진 않는다. 핸드폰 거치 선반은 모니터 아래 두 곳이 마련돼 있지만, 하나만 무선 충전을 지원한다. 전반적으로 더도 덜도 없이 깔끔한 이미지를 전달하는 실내 공간이다.

사실 CR-V의 최고 무기는 무난함이라고 할 수 있다. 경쟁 사회에서는 평범하기도 쉽지 않다. 특출난 디자인으로 설득력을 얻거나, 동공이 커지는 놀라운 퍼포먼스로 이목을 끄는 일도 없다. 안전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이미지도 아니며, 럭셔리함을 치대어 허영심을 부리는 일도 없다. 평범한 사람에게는, 차에 대해서 잘 모르더라도 마음 놓고 탈 수 있고, 겉모습에서 몰고 다니는 사람의 격이 보인다고 하더라도 크게 부족함은 없다. 어찌보면 약점이 되고 장점이 되는 부분이지만, 이게 혼다 CR-V의 매력이다. 국내 시장 CR-V에게 주어진 과제는 가장 닮아 있는 판매왕 폭스바겐 티구안과 경쟁하는 일이다.
6세대 혼다 CR-V 하이브리드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6세대 혼다 CR-V 하이브리드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육동윤 글로벌모터즈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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