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시승 후 이나무 아나운서가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병주 글로벌모터즈 피디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는 단순한 오프로더를 넘어 하나의 아이콘이라고도 할 수 있다. 실물을 보면 감탄사부터 나온다. 최근 전동화와 함께 4세대 모델로 거듭났다.
G-클래스는 1979년 군용 차량으로 개발된 이후, 강력한 오프로드 성능과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조화롭게 결합하며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해왔다. 이번에 시승한 G 450 d는 디젤 모델로, 더욱 강력한 토크와 효율성을 갖춘 최신 버전이다. 오프로드 성능은 여전히 압도적이면서도, 럭셔리 SUV의 정점을 보여주는 승차감과 실내 품질이 돋보인다.
G-클래스의 디자인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박스형 차체, 우직한 라인, 견고한 도어 손잡이, 그리고 묵직하게 닫히는 문짝 소리는 여전히 G-클래스만의 상징이다. 직각 형태의 차체는 공기역학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 존재감만큼은 도로 위에서 절대적인 위압감을 자아낸다.
하지만 디테일은 현대적으로 변화했다. 최신 LED 헤드램프와 세련된 그릴 디자인이 더해졌고, 전통적인 외장 스페어타이어는 클래식한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기능성을 극대화했다. 여기에 AMG 라인 패키지를 적용하면 더욱 공격적인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시승차에는 3.0ℓ 직렬 6기통 디젤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출력 367마력, 최대토크 750Nm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며, 어떤 지형에서도 거침없는 힘을 보여준다. 디젤 엔진 특유의 강력한 토크 덕분에 가속 시 묵직한 힘이 뒷받침된다.
9단 자동변속기와 결합된 파워트레인은 부드러운 변속감과 뛰어난 연비 효율성을 제공하는데, 덩치에 비해서는 부담을 더는 편이다. 정속 주행 시에는 엔진 회전수를 낮춰 고속에서도 조용하고 안락한 주행을 가능하게 한다.
G-클래스의 오프로드 성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G 450 d 역시 3개의 디퍼렌셜 락(전륜, 중앙, 후륜)를 갖춘 풀타임 4륜구동 시스템을 탑재해 극한의 오프로드 환경에서도 최상의 트랙션을 제공한다. 이번 시승은 아니지만, 용인 스피드웨이에 마련된 오프로드 코스에서 경험한 G-클래스는 가히 놀라운 능력이다.
35도 이상의 경사로 오르는 능력, 700mm 깊이 물길을 건널 수 있는 최대 도강 능력은 이미 검증된 바 있다. 또한, 어댑티브 댐핑 시스템이 적용된 서스펜션은 지형에 따라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충격을 흡수해준다.
외관이 투박한 것과 달리 실내는 고급 세단 못지않은 편안함을 제공한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가 최신 벤츠 모델들과 동일하게 적용돼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하다. 가죽과 우드 트림이 조화를 이루며, 탑승자의 체온을 감지해 자동으로 온도를 조절하는 더모트로닉(THERMOTRONIC) 3존 자동 에어컨 시스템이 적용됐다.
하이 엔드급 부메스터(Burmester) 사운드 시스템은 실제로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낸 돈 만큼 대접 받는 느낌이랄까? 디젤 떨림만 없다면 차량 내부를 하나의 콘서트홀로 만든다.
여기에 마사지 기능이 포함된 최고급 나파 가죽 시트는 장거리 주행에서도 피로감을 최소화한다. G-클래스 특유의 높은 착좌 위치 덕분에 전방 시야가 넓고, 도로 위를 내려다보는 듯한 주행감도 상당히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G 450 d는 단순한 오프로더가 아니다. 최고 수준의 오프로드 성능과 메르세데스-벤츠의 럭셔리 감성이 결합된, 그야말로 비교 불가능한 SUV다. 오프로드에서는 최강의 성능을 자랑하면서도, 도심에서는 고급 세단처럼 편안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눈높이는 확실히 다르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