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강원도 인제에 마련된 LX 오프로드 파크에서 LX 700h 모델이 오프로드 주행을 하고 있다. 사진=렉서스코리아
강원도 인제의 ‘LX 오프로드 파크’에서 열린 미디어 시승회 현장. 눈앞에 모습을 드러낸 LX 700h는 7줄의 부유형 크롬 바가 그려낸 프레임리스 스핀들 그릴부터 시선을 압도했다. 마치 어떤 장애물이라도 거뜬히 뚫고 나갈 듯한 강인함과 위압감을 풍기는 얼굴이다. 렉서스의 새로운 하이브리드 배지를 단 이 거대한 SUV는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메르세데스-벤츠 GLS 등과 경쟁을 펼칠 일본판 ‘사막의 롤스로이스’다. 우선 이들과의 경쟁에서 가격 우위를 가진다.
첫 코스는 오프로딩이다. 여기엔 오버트레일(18인치 올터레인 타이어와 전용 블랙 휠, 스키드 플레이트 등이 적용되고 프론트·리어 디퍼렌셜 락까지 갖춘 모델)이 제격이겠지만, 우선은 7인승 기본 모델과 함께 총 10개의 오프로드 코스를 달려보기로 했다.
기본 모델도 오프로딩에 진심이다. 로우 레인지(Low Range) 모드(L4 저속 기어)를 활성화하고 진입한 첫 코스부터 만만치 않았다. 높이 1m가 훌쩍 넘는 흙더미 언덕이 좌우로 교차 배치된 짧은 경사로가 등장한 것. 마치 롤러코스터의 출발점처럼 앞범퍼가 하늘을 향해 들리자 운전석에서는 당장 진행 방향의 노면이 보이지 않았다. 이때 멀티 터레인 모니터(MTM)를 유용하게 사용한다.
전후좌우 4대의 카메라가 만들어내는 주변 영상이 12.3인치 대시보드 화면에 실시간으로 펼쳐진다. 덕분에 시야 제로의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조향을 이어갈 수 있었다. 내리막을 지나 두 번째로 맞닥뜨린 코스는 물웅덩이다. 깊이 약 50cm, 성인 무릎 높이를 넘는 개울을 건너야 했다.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품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방수 설계가 우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최대 70cm 수심의 물길도 거뜬히 건널 수 있다. 실제로 물이 보닛까지 튀어 오르는 상황에서도 LX 700h는 묵직한 차체를 흔들림 없이 밀고 나갔다.
LX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토요타 랜드크루저의 고급 버전이다. 랜드크루저가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뛰어난 내구성과 오프로드 성능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이어 큼직한 바위들이 널린 험로 구간이 이어졌다. 여기서는 오프로드 주행을 한결 수월하게 만들어주는 전자 장비들의 도움을 톡톡히 받았다. 먼저 ‘오프로드 크루즈 컨트롤’이라고도 불리는 크롤 컨트롤(Crawl Control) 기능을 활성화하자 페달 조작 없이도 차량이 스스로 험지를 천천히 기어가기 시작했다. 미끄러운 진흙탕이나 고르지 않은 돌길에서도 운전자는 오로지 스티어링 휠로 방향만 잡아주면 될 정도다. 차가 알아서 출력과 제동을 정교하게 제어해준다. 여기에 노면 상태에 맞춰 구동계를 세팅해주는 멀티 터레인 셀렉트(MTS)도 빼놓을 수 없다. 눈길, 진흙, 바위길 등 6가지 지형 모드에 자동 대응하는 MTS를 사용하니 차량이 지형을 스스로 읽고 척척 최적의 주행 세팅을 적용해주는 것이 느껴졌다.
급격한 U자형 코너가 나타났을 때는 순간적으로 회전반경이 걱정됐지만, LX 700h에는 이런 상황을 위한 비밀병기도 준비돼 있었다. 바로 코너링 시 뒷바퀴를 순간적으로 잠가 차체가 선회하는 반경을 줄여주는 턴 어시스트 기능이다. 몸놀림을 바짝 줄여 유연하게 방향을 틀고, 잘못 들어선 길에서도 쉽게 빠져나올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다.
이번 LX는 GA-F 바디온프레임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차체 강성을 대폭 높이고 충격 흡수 세팅을 정교하게 다듬었다고 했다. 차체와 프레임을 연결하는 마운트 쿠션 구조를 개선해 비틀림 강성을 향상시키고, 충격 시 진동 전달을 최소화했다. 여기에 전 트림 기본 적용된 AHC(active height control) 에어 서스펜션과 AVS(adaptive variable suspension)가 노면에 따라 차고와 감쇠력을 능동적으로 제어하여 오프로드 주행 시 뛰어난 접지력과 안락함, 온로드 주행 시 안정감을 동시에 확보해준다.
오프로드 이후 인제에서 약 60km 떨어진 춘천의 한 카페까지 왕복 일반도로 주행을 했다. 우선 운전대를 잡고 포장도로에 올라서자, 공차중량 2.8톤에 달하는 거구임에도 가속 페달 응답이 생각보다 경쾌해서 놀랐다. 3.5리터 V6 트윈 터보 엔진과 전기모터가 결합된 병렬식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발휘하는 최고출력은 464마력에 달한다. 저속 토크가 특히 풍부하여 초반 출발부터 묵직한 차체를 힘차게 밀어붙이는 느낌이며, 속도가 올라서도 10단 자동변속기가 부드럽게 단수를 올려준다. 필요할 때 즉각 전기모터가 힘을 보태는 덕분에 산길이나 고속도로 추월에서도 여유로운 가속 성능을 보여줬다. 중요한 건 오프로드건 온로드건 부족함 없는 만족감을 준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