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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 자동차 탄소섬유 금지 계획 "사실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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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 자동차 탄소섬유 금지 계획 "사실 아니다"

이정태 기자

기사입력 : 2025-04-16 09:28

람보르기니 베네노. 사진=클레망 부코-르샤(Clément Bucco-Lechat)이미지 확대보기
람보르기니 베네노. 사진=클레망 부코-르샤(Clément Bucco-Lechat)


유럽연합(EU)의 자동차 탄소섬유 금지 루머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고 15일(현지시각) 랍리포트(Robb Report)가 보도했다. 당초 EU가 경량 소재인 탄소섬유를 유해 물질로 분류하여 2029년부터 신차 제조에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자동차 업계는 큰 우려를 표했으나, 하루 만에 해당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명확히 밝혀졌다.

미국의 자동차 전문 매체 로드 앤 트랙(Road & Track)에 따르면, EU 규제 당국은 올해 초 자동차 해체 및 재활용 과정에서 미세한 탄소섬유 조각이 공기 중으로 방출되어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탄소섬유를 유해 물질 목록 초안에 포함시켰다. 이는 탄소섬유를 수은이나 납과 같은 물질과 동일한 등급으로 분류하여 신차 제조에서의 사용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것을 의미했다.

만약 탄소섬유 금지안이 현실화되었다면, 특히 고급차와 슈퍼카 제조사들에게는 생산 방식에 있어 엄청난 변화가 불가피했을 것이다. 탄소섬유는 가벼우면서도 강도가 뛰어나다는 장점 덕분에 럭셔리 자동차 부문에서 선호하는 소재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탄소섬유는 40여 년 전 레이싱 분야에서 처음 사용되었으며, 1981년 맥라렌(McLaren)은 최초로 탄소섬유로 제작된 포뮬러 1(Formula 1) 경주차를 선보이기도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탄소섬유는 일반 도로용 차량에도 점차 적용되기 시작했으며, 지난 20여 년 동안에는 가장 스포티한 자동차 디자인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소재로 인식될 만큼 보편화되었다. 독특한 외관 덕분에 미적인 이유로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유럽에서 탄소섬유가 금지될 경우, 람보르기니(Lamborghini), 페라리(Ferrari), BMW,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 등 유럽 시장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는 모든 제조사의 차량 디자인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차량의 특정 부위에서 무게를 줄이거나 늘리는 것은 전체적인 균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또한, 자동차 디자이너들은 더 이상 탄소섬유를 사용하여 속도감과 고급스러움을 표현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14일 보도된 내용은 단지 초안이었으며, 이탈리아의 자동차 전문 매체 모터1 이탈리아(Motor1 Italia)는 15일에 탄소섬유 금지안이 적어도 현재로서는 논의 대상에서 제외되었다고 보도했다. 모터1은 "의회 관계자가 유해 물질 목록이 업데이트되었으며, 탄소섬유는 더 이상 포함되어 있지 않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때 탄소섬유 금지안이 논의 테이블에 올랐었다는 사실은 자동차 업계에 미래에 유사한 규제가 등장할 수 있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대서양 건너편의 규제 당국과 탄소섬유 관련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브랜드와 레이싱 팀은 소재의 강도와 무게 감량 분야에서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해 왔으며, 만약 탄소섬유가 실제로 사라지게 된다면 그들이 얼마나 창의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당분간은 그럴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정태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jt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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