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에서 하이브리드는 더 이상 단순한 친환경 옵션이 아니다. 특히 슈퍼카 브랜드들은 하이브리드 기술을 성능의 극한으로 끌어올리는 핵심 수단으로 삼으며, 전례 없는 '하이퍼 하이브리드' 시대를 열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페라리, 람보르기니, 포르쉐 등 전통의 스포츠카 브랜드들이 혁신적인 모델들을 선보이며 성능과 기술의 새로운 정점을 찍는다.
페라리 SF90 스트라달레, 이탈리아의 혁신적 심장
페라리는 자사의 첫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슈퍼카인 SF90 스트라달레를 통해 1000마력의 벽을 허물었다. 780마력의 강력한 4.0ℓ V8 트윈터보 엔진과 220마력을 추가하는 세 개의 전기모터가 결합해 탄생한 이 하이퍼카는 순수 전기모드로 약 25km를 주행할 수 있다. 시스템 합산 출력은 986마력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은 2.5초에 불과하다. 페라리 F1 레이싱 기술에서 영감을 얻은 'e마네티노(eManettino)' 주행 모드는 전자식 토크 벡터링을 통해 극한의 주행 성능과 효율성을 동시에 제공한다. 가격은 약 59만3950달러(한화 약7억9000만 원)부터 시작한다. 옵션에 따라 99만5000달러(약 13억 원)까지 올라간다
람보르기니는 브랜드 최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슈퍼카인 레부엘토를 공개하며 전동화 시대에 공식적으로 진입했다. 전설적인 6.5ℓ V12 자연흡기 엔진과 세 개의 전기모터가 결합된 이 차는 무려 1001마력의 출력을 자랑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2.5초, 최고속도는 350km에 도달하는 폭발적인 성능을 선보인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전기 모드로만 주행이 가능해 도심에서도 조용한 운행이 가능하다. 람보르기니 특유의 강렬한 디자인과 성능을 유지한다. 람보르기니가 새롭게 설계한 탄소섬유 모노코크 섀시와 8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 등 최신 기술이 적용됐다. 기본 가격은 약 60만8358달러(한화 약 8억1000만 원)부터 시작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시 직후부터 2025년까지의 생산 물량이 이미 전량 판매 완료될 만큼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포르쉐의 918 스파이더는 하이브리드 슈퍼카의 상징적인 존재다. 하이브리드 기술이 고성능 스포츠카에 접목될 수 있음을 일찌감치 입증한 모델이다. 4.6ℓ V8 엔진과 두 개의 전기모터가 만들어낸 총 887마력의 출력은 포르쉐 역사상 가장 강력한 하이브리드 모델로 기록됐다. 6.8kWh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전기만으로 19km 주행이 가능하다. 탄소섬유 모노코크 섀시와 정교한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은 탁월한 주행 안정성과 핸들링을 제공한다. 제로백은 2.6초를 기록한다. 918 스파이더는 출시된 지 수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슈퍼카 역사에서 하이브리드 혁명의 중요한 기점으로 기억되고 있다. 한정 생산된 이 모델은 현재 중고 시장에서 약 180만 달러(약 24억 원)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맥라렌 스피드테일은 브랜드 역사상 가장 빠른 하이브리드 하이퍼카다. 최대 403km/h의 놀라운 최고 속도를 자랑한다. 4.0ℓ V8 트윈터보 엔진과 전기모터가 조합된 파워트레인은 총 1055마력의 출력을 발휘한다. 특별히 개발된 경량 탄소섬유 차체와 첨단 공기역학 설계를 통해 공기저항을 최소화했다. 고급스러운 3인승 좌석 배치와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은 자동차 역사상 가장 독특하고 혁신적인 모델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지금까지 단 106대 한정 생산된 차량이다. 한 대의 맥라렌 스피드테일의 가격은 약 220만 달러(약 25억 원)로 알려졌다. 이 차량은 한정 생산된 모델이다. 구매를 위해서는 사전 예약이 필요하며, 현재 시장에서의 가격은 희소성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하이브리드 기술은 이제 친환경적인 선택지를 넘어 슈퍼카 성능 극대화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전통적인 슈퍼카 브랜드들이 앞다투어 하이브리드를 도입하며 성능과 효율을 모두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