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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기자의 으랏차차] 기민한 핸들링과 효율로 편견을 깨다, 폭스바겐 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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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육기자의 으랏차차] 기민한 핸들링과 효율로 편견을 깨다, 폭스바겐 골프

시대 바뀌어도 기존 감각은 그대로
전동화 에도 살아남은 디젤 해치백
해치백 골프가 증명한 합리적 완성도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5-04-25 09:05

8세대 페이스리프트 폭스바겐 골프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8세대 페이스리프트 폭스바겐 골프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최근 자동차 시장은 전동화로 급격히 재편되며 디젤 엔진 승용차의 시대는 저물어가는 분위기다​. 실제로 디젤의 본고장 유럽에서도 디젤차 판매가 급감하여 시장 점유율이 한 자릿수로 추락했고 국내 역시 승용 디젤의 입지는 미미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폭스바겐이 간판 해치백 골프의 부분변경 2025년형을 디젤 모델로 데려온 것은 이례적으로 보일 수 있다. 디젤에 대한 선입견도 적지 않다. 물량 배분에 대한 문제도 있다. 하지만 디젤이라 우려했던 부분은 실제 주행에서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도심 주행에서의 편의성과 장거리 주행에서의 경제성 측면에서 큰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외관은 큰 틀에서 이전 세대의 실루엣을 유지하면서 디테일을 다듬어 세련미를 더했다. 두툼한 C필러를 포함한 클래식한 해치백 프로포션은 골프만의 아이코닉한 모습으로 남아 있고, 새로운 라이트 시그니처와 로고로 현대적 감각을 입혔다. 8세대 골프 페이스리프트의 디자인은 '절제된 진화'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전면부에는 LED 라이트바로 연결된 헤드램프와 새롭게 조형된 범퍼로 깔끔하면서도 포인트를 주었고, 폭스바겐 로고에도 처음으로 조명이 들어왔다.

후면부 역시 입체적인 3D LED 테일램프를 적용해 웰컴/굿바이 인사처럼 여러 가지 애니메이션 효과를 연출할 수 있게 해 개성을 살렸다​. 전체적인 차체 윤곽은 전형적인 골프의 형태를 충실히 따르면서도 불필요한 요소를 덜어내 세련된 인상을 준다. 오랜 세월 유지해온 두툼한 C필러 실루엣 등 골프의 정체성을 이어가면서도, 세부적으로는 7세대 대비 조금 더 볼드한 이미지로 다듬어진 모습이다​. 한마디로, 멀리서 보아도 단번에 '골프'임을 알아볼 수 있는 디자인에 최신 트렌드의 조명을 가미해 존재감을 높였다.

폭스바겐 골프 인테리어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폭스바겐 골프 인테리어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2.9인치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가 조화를 이루며, 물리 버튼을 최소화한 현대적인 레이아웃을 보여준다. 실내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커다란 중앙 디스플레이와 디지털 계기판이다. 부분변경을 거치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최신 MIB4로 업그레이드됐다. 디스플레이 화면은 기존 10인치에서 12.9인치로 대폭 확대됐다​. 이 고해상도 터치스크린은 반응 속도가 빨라 작동이 쾌적하고 직관적인 UI 구성으로 대부분의 차량 기능을 손쉽게 제어할 수 있다​.

운전자 앞에는 10.25인치 디지털 콕핏 계기판이 선명한 그래픽으로 주행 정보를 제공한다.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도 시야를 방해하지 않고 속도와 내비게이션 정보를 앞유리에 투영해 준다. 전체적으로 버튼 개수를 최소화한 미니멀한 대시보드 디자인이 미래지향적이며, 터치슬라이더 방식으로 변경된 공조 및 오디오 조작부는 밤에도 백라이트가 켜져 쉽게 찾을 수 있다. 실내 소재와 마감은 동급에서 준수한 편이며, 시트의 착좌감이 특히 만족스럽다.

시승한 모델은 '에르고액티브(ErgoActive)' 전동 시트가 적용되어 허리 지지부터 사이 높이 조절, 마사지 기능까지 지원해 장거리 주행에도 피로를 줄여준다​. 앞좌석은 물론 2열 좌석 공간도 성인이 타기에 부족함이 없다. 키 큰 성인이 앉아도 무릎과 머리 공간에 여유가 있으며, 도어 포켓 등 수납공간도 실용적으로 배치됐다​. 해치백이지만 공간 활용을 극대화한 골프 특유의 실내 구성 덕분에 작은 차체에 대한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최신 프리미엄 차에 버금가는 다양한 편의사양이 골프에 담겼다. 스마트폰 연동과 첨단 편의기능 면에서 아쉬움이 없다. 무선 안드로이드 오토/애플 카플레이 지원, 30가지 색상의 앰비언트 라이트, 3존 자동 에어컨, 파크 어시스트 플러스 등은 의외로 활용도가 높다.

결국 풍부한 사양과 완성도를 고려하면 경쟁력 있는 수준이라 볼 수 있다. 시승을 마치며 느낀 것은 '역시 골프'라는 한마디였다. 차급과 파워트레인의 한계를 넘어서는 완성도, 일상과 주행의 즐거움을 모두 충족시키는 균형감은 골프가 왜 오랫동안 사랑받아왔는지 다시금 입증한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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