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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美 관세 장벽에 'RAV4 미국 생산 확대' 카드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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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美 관세 장벽에 'RAV4 미국 생산 확대' 카드 검토

켄터키 공장 증산 '딜레마'.. 60년 동반자 캐나다 생산 기지 '흔들'?

이정태 기자

기사입력 : 2025-04-22 08:47

토요타 SUV 모델 RAV4이미지 확대보기
토요타 SUV 모델 RAV4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수입차 관세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토요타가 베스트셀러 SUV 모델인 RAV4의 차세대 모델 생산 전략에 중대한 변화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 소식통에 따르면, 토요타는 현재 수입 차량에 대한 미국 관세 정책에 대한 대응책으로 미국 내 조립 공장에서 차세대 RAV4 SUV 모델의 생산량을 대폭 늘리는 방안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으며, 이는 기존 해외 생산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잠재적인 움직임이다.

21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이 사안에 정통한 3명의 관계자를 인용하여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RAV4는 토요타의 글로벌 판매를 견인하는 핵심 모델인 만큼, 이번 생산 전략 조정 검토는 토요타의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으로 평가된다. 다만, 토요타 측은 생산 일정 조정과 관련하여 공식적인 입장을 아직 밝히지 않았으며, 백악관의 예측 불가능한 정책 결정 가능성을 고려할 때, 토요타가 수립하는 모든 계획은 최종 결정까지 유동적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토요타 RAV4는 미국 켄터키 공장을 비롯하여 캐나다, 멕시코, 그리고 일본에서도 생산되고 있다. 당초 토요타는 2026년형 RAV4 모델의 경우, 캐나다와 일본 공장에서 생산된 물량을 미국으로 수출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의 수입차 관세 장벽이 높아짐에 따라, 토요타는 이제 켄터키 공장에서 미국 시장 수요를 충족할 만큼의 RAV4를 생산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심층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이 계획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존재한다. 바로 켄터키 공장의 현재 생산 능력으로는 미국 시장의 막대한 RAV4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토요타는 작년 한 해 동안 미국 시장에서 47만5000대의 RAV4를 판매했으며, 이는 토요타 미국 전체 판매량의 20%에 달하는 압도적인 수치이다. 따라서 켄터키 공장에서 이처럼 큰 폭의 생산량 증가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규모의 설비 확장 및 생산 라인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토요타가 60년이 넘는 오랜 기간 동안 굳건한 생산 기반을 다져온 캐나다의 상황 역시 이번 RAV4 생산 전략 재검토로 인해 불확실성에 휩싸이고 있다. 특히 인기 모델인 RAV4의 캐나다 생산 물량을 미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현실화될 경우, 캐나다 현지 자동차 산업에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다행히 로이터 통신의 소식통 중 한 명은 토요타가 RAV4 생산을 미국으로 일부 이전하더라도, 캐나다 공장의 연간 총 생산량 자체를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토요타가 캐나다 생산 기지의 중요성을 여전히 인식하고 있으며, 다른 차종 생산을 통해 기존 생산 규모를 유지하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토요타는 로이터 통신과의 공식 인터뷰에서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직원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생산을 개선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또한 켄터키 공장에서 RAV4 생산을 늘릴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발표할 내용이 없으며 추측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토요타가 매우 신중한 기업이며, 성급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한다. 동시에, 현재와 같이 불확실한 미국의 관세 및 상계관세 정책이 지속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한 검토는 기업의 책임 있는 자세라고 평가하고 있다.

한편, 토요타는 현재 미국 내에 부품 공장을 포함하여 총 11개의 생산 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2024년에는 미국 시장에서 판매된 230만 대 차량의 절반이 넘는 130만 대를 미국 현지에서 조립했다. 토요타 측은 수년간 미국 시장에 투자한 총 금액이 약 500억 달러(약 71조원)에 달한다고 강조하며, 미국 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이정태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jt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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