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동차 시장은 전통적으로 세단과 SUV 중심의 보수적인 소비 패턴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실용성과 개성에 초점을 맞춘 소비자층이 늘어나며 그동안 마이너로 치부되던 왜건, 해치백, 크로스오버 차량들의 매력이 재조명되고 있다. 물론 판매량은 아직 저조하다. 다만, 글로벌 시장의 변화 추이가 포착되는 만큼 국내 시장에서도 어느 정도 새로운 시장 트렌드를 기대해볼 수 있을 거라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해치백 모델은 짧은 차체와 효율적인 공간 활용이 장점이다. 도심 주행과 주차에 탁월한 편의성을 제공하며 도심 속 싱글 라이프나 젊은 커플들에게 인기를 끈다. 폭스바겐 골프는 해치백 모델의 교과서로 불리며 뛰어난 주행 안정성과 간결한 디자인, 최신 디지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도시 생활자를 위한 최적의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
폭스바겐의 대표 해치백 골프가 8세대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다시 등장했다. 골프는 역사적으로 해치백 세그먼트의 기준으로 평가받는다. 전 세계적으로 3500만 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한 베스트셀러다. 이번 신형 골프는 더욱 정교해진 디자인과 최첨단 디지털 콕핏, 개선된 연료 효율성을 제공하는 신형 엔진으로 무장했다. 골프만의 역동적인 주행 성능과 안전성을 강화한 운전자 지원 시스템으로 한국 시장에서도 다시 한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여전히 디젤 엔진의 장점을 부각하고 있으며, 효율성을 포기하지 않았다. 대신, 배기가스 기준을 대폭 절하해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지를 재고했다.
프랑스 브랜드 푸조가 스마트 하이브리드 시스템(MHEV)을 탑재한 신형 308을 내놨다. MHEV는 내연기관과 전기모터를 조합하여 저속·정차 시 전기 모드로 주행 가능한 친환경 기술인 것이 특징이다. 푸조 308은 뛰어난 연비와 함께 날렵하고 세련된 디자인을 갖추어 젊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도심 주행에 최적화된 승차감과 정숙성, 효율성을 강조해 차별화된 매력을 보여준다.
왜건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생소한 형태이지만, 유럽에서는 전통적으로 가족 중심의 차량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왜건은 SUV의 공간성을 유지하면서 세단의 주행 성능과 연비 효율성을 겸비한다. 볼보의 V60과 V90 크로스컨트리는 세련된 디자인과 우수한 안전성으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하며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안전한 패밀리카'로 인식되고 있다.
마이너들의 반란, 한국 시장 틈새 노리는 왜건·해치백·크로스오버
이미지 확대보기볼보 V60 크로스컨트리(위), 볼보 V90 크로스컨트리(아래) 사진=볼보자동차
왜건의 자존심, 볼보 V60과 V90 크로스컨트리
왜건 시장이 거의 전무한 한국에서도 볼보는 꾸준히 V60과 V90 크로스컨트리(CC)를 판매하며 독특한 위치를 지켜왔다. 이 모델들은 넓은 적재 공간과 실용성, 탁월한 주행 안정성·안전 기술로 유럽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크로스컨트리 라인은 SUV 못지않은 지상고와 험로 주행 능력을 제공해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만족시킨다. 볼보의 상징적인 안전 시스템과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디자인으로 프리미엄 패밀리 차량으로 손색이 없다.
크로스오버는 세단과 SUV 사이의 간극을 절묘하게 채우는 모델이다. SUV의 높은 시야와 넓은 공간성, 세단의 우수한 주행감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 현대 코나와 기아 니로가 대표적이다. 두 차량은 다양한 엔진 라인업과 친환경성을 앞세운 전략으로 젊은 세대뿐 아니라 실속형 중년층까지 폭넓게 아우르고 있다.
현대 코나와 기아 니로는 최근 풀체인지 모델을 통해 국내 크로스오버 시장을 활기차게 이끌고 있다. 현대 코나는 개성 넘치는 디자인과 다양한 파워트레인 선택지(가솔린, 하이브리드, 전기차)로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특히 내부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한 인테리어 설계가 돋보인다.
기아 니로 역시 친환경 크로스오버의 대표주자로 하이브리드와 순수 전기차 모델을 통해 환경 친화적인 소비자를 공략 중이다. 경제성과 친환경성, 우수한 연비와 실용적 공간 활용은 젊은 세대와 가족 소비자 모두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이들 마이너 모델들의 반란은 새로운 소비자층을 형성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실용성과 경제성, 독특한 개성으로 무장한 이 모델들은 다양성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최근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함께 실용적이고 경제적인 차량을 원하는 젊은 소비층이 증가하고 있어 향후 이들의 시장 점유율 확대를 기대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