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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상하이2025, 화려함 속 15개 브랜드 '빈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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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상하이2025, 화려함 속 15개 브랜드 '빈자리'

현대차와 유럽 전통 강자 대거 불참.. 격변하는 중국 자동차 시장 명암 보여

이정태 기자

기사입력 : 2025-04-29 14:22

테슬라 모델S와 모델X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 모델S와 모델X
격년으로 개최되는 중국 오토상하이가 올해도 역대 최대 규모로 화려하게 개막했지만, 그 이면에는 15개에 달하는 유명 자동차 브랜드의 '빈자리'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1000여 개 업체의 참여 속에 신에너지차(NEV) 중심으로 뜨거운 열기가 이어진 전시회였지만, 한국과 유럽의 전통적인 강자들, 그리고 일부 중국 전기 자동차 스타트업들의 불참은 격변하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중국의 냉혹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제네시스 G80이미지 확대보기
제네시스 G80


현대·기아, 22년 만의 '충격 불참'


이번 오토상하이에서 가장 충격적인 장면은 한국 자동차 브랜드의 전례 없는 불참이었다. 2002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이래 처음으로 현대자동차, 기아, 제네시스 모두 상하이 모터쇼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는 2024년 말 기준 1.6%까지 추락한 한국 브랜드의 중국 시장 점유율 하락세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역시 "현대 등 15개 자동차 업체가 세계 최대 자동차 행사에 참가하지 않았다"며 이는 치열한 경쟁과 전기차로의 빠른 전환 속에서 더 많은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증거라고 진단했다.

다만, 현대차는 모터쇼 개막 직전 상하이에서 별도의 전략 발표회를 통해 첫 순수 전기 SUV 플랫폼 '일렉시오(ELEXIO)'를 공개하며 '중국을 위한 중국, 세계로'라는 전략을 강조했다. 이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중국 시장에 대한 끈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제네시스 역시 '2.0 시대'를 선언하며 중국 시장 확장을 준비 중이다.

푸조 NEW 408이미지 확대보기
푸조 NEW 408


유럽 명가들 '선택적 불참'.. 전략 재정비 나섰나


프랑스 시트로엥과 푸조, 영국 재규어와 랜드로버 역시 이번 모터쇼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특히 랜드로버는 별도 행사를 통해 중국 시장 맞춤형 전기차 전략을 발표하는 등, 유럽 브랜드들은 변화하는 중국 시장 환경에 맞춰 각기 다른 전략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스텔란티스 그룹 산하 시트로엥과 푸조는 중국 시장에서 판매 부진을 겪으며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번 모터쇼 불참은 이러한 전략 재검토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재규어 랜드로버는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최근 판매 변동성을 겪으며 어려움을 겪어왔다. 별도 전기차 전략 발표는 전동화 전환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중국 시장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고심으로 보인다.

람보르기니 시안 FKP 37이미지 확대보기
람보르기니 시안 FKP 37


초고가 브랜드 '옥석 가리기'.. 테슬라 3년 연속 '공석'


2023년 모터쇼와 달리, 람보르기니와 롤스로이스 등 일부 초고가 브랜드 역시 올해 상하이 모터쇼에 불참했다. 이는 2025년 1분기 중국 내 100만 위안(약 2억원) 이상 고가 차량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53% 급감하는 등 초호화차 시장의 위축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반면, 벤틀리와 포르쉐는 전시를 유지하며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테슬라의 3년 연속 불참이다. SCMP는 미중 '관세 전쟁'과 유럽 내 전기차 판매 급감, 그리고 중국 내 판매 부진(-11.5% YoY)을 테슬라 불참의 배경으로 지목했다. 이는 세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테슬라조차 중국 시장의 복잡성과 경쟁 심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시사한다.

리프모터 T03이미지 확대보기
리프모터 T03


흔들리는 스타트업, 빈자리 채우는 뉴페이스


자금난에 허덕이는 호존 오토, 지웨 등 일부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들도 이번 모터쇼에서 자취를 감췄다. SCMP는 이들의 불참이 중국 본토에서 매출이 급감하거나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분석했다. 반면, 샤오미 자동차, 스텔란티스의 투자를 받은 리프모터(Leapmotor), 화웨이의 HIMA 브랜드 등 새로운 전기차 브랜드들이 대거 참여하며 중국 자동차 시장의 역동적인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상하이 모터쇼, 격변하는 중국 자동차 시장의 '바로미터'


이번 오토상하이에서 드러난 주요 브랜드들의 불참은 단순한 전시회 참여 여부를 넘어, 격변하는 중국 자동차 시장의 현실을 반영하는 중요한 지표이다. 전통 강자들의 고전, 유럽 브랜드의 전략 재편, 초고가 브랜드의 신중한 행보, 그리고 전기차 스타트업들의 부침은 치열한 경쟁과 급격한 전동화 전환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중국 시장이 얼마나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지를 보여준다. 특히, 자국 브랜드 급성장과 새로운 기술 기업들의 시장 진입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미래를 예측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정태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jt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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