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유럽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고 5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면서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상대적으로 관세 규제를 피해 유럽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Counterpoint Research)의 분석가인 무르투자 알리(Murtuza Ali)는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수출 증가는 중국 제조사들이 중국산 BEV(배터리 구동 EV) 수입에 대한 새로운 EU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주도되고 있다”고 말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는 외부 전원으로 충전이 가능한 배터리와 함께 엔진을 사용하는 차량이고, 배터리 전기차(BEV)는 배터리로만 구동되는 전기차이다.
그는 올해 중국의 유럽으로의 하이브리드 수출이 20%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며, 내년에는 그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한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연비 효율성과 친환경성을 모두 갖춰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으며, 특히 유럽 시장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내연기관 차량과 전기차의 장점을 모두 누릴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 승용차협회 데이터에 따르면, 7월부터 10월까지 유럽으로의 하이브리드 수출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6만5800대에 달했다. 이로 인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기존 하이브리드의 수출이 3분기에 중국의 유럽 총 차량 판매 중 18%를 차지하여, 1분기의 9%에서 두 배로 증가했다. 그러나 EV 선적 비율은 같은 기간 동안 62%에서 58%로 감소했다.
이런 추세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작년에 전기차 부문 우세에 힘입어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에 오른 중국은 국내 과잉 생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가들은 말한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가 100%로 인상됨에 따라, 유럽은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의 가장 확실한 진출처 중 하나가 됐다.
BYD는 유럽에서 최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Seal U DM-i’를 출시했다. 이 모델의 가격은 3만5900유로(약 5300만원)부터 시작한다. 이는 폭스바겐의 베스트셀러 PHEV 모델인 티구안보다 700유로(약 100만원), 토요타 C-HR PHEV보다 10% 저렴하다.
중국 공식 매체인 차이나 오토 뉴스는 헝가리 공장에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생산을 모두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리 자동차는 판매 규모 기준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자동차 제조업체인 ‘Lynk & Co’는 지난달 유럽을 대상으로 자사 브랜드로 새로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출시했다.
중국의 수출 증가로 인해 유럽의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에서 가격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기업들이 EU의 또 다른 관세 부과를 우려하여 더욱 신중하게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BYD의 Qin Plus가 유럽 시장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될 경우, 가격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