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는 일반적으로 겨울철 주행에 약점이 있다는 인식이 있다. 낮은 온도에서 배터리 효율이 저하되며, 히터와 같은 전력 소비가 주행 가능 거리를 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기차가 겨울철 눈길과 빙판길에서 내연기관차보다 안정적인 성능을 보일 수 있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전기차, 특히 듀얼 모터를 탑재한 모델은 각 바퀴에 구동력을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다. 이는 전통적인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눈길에서 접지력을 향상시키고 휠 슬립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전기차 전용 매거진 인사이드EV가 최근 북미 지역에서 테스트한 혼다 프롤로그(Honda Prologue)는 눈보라 속에서도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전기 SUV인 Prologue는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을 통해 미끄러운 도로에서 휠 슬립을 효과적으로 방지하며 운전자가 제어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GM의 개발 엔지니어 더그 쿤스(Doug Kunz)는 "전기차는 엔진 회전 없이 즉각적인 토크를 생성할 수 있어 내연기관 차량보다 트랙션 컨트롤이 더 효율적으로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기차 배터리가 차량 바닥에 설치되어 무게 중심이 낮아지는 점도 안정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았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특성이 전기차를 겨울철 운행에 적합한 차량으로 만든다고 분석했다. 특히, 원페달 드라이빙 기능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뗄 때 차량을 서서히 감속시키며 브레이크 제어력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전문가들은 전기차의 겨울철 주행 성능이 모든 상황에서 우수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컨슈머 리포트(Consumer Reports)의 자동차 테스트 센터 책임자인 제이크 피셔(Jake Fisher)는 "타이어 선택이 전기차 성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특히 고성능 타이어는 저온에서 성능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어, 겨울철에는 적합한 계절용 타이어를 사용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듀얼 모터를 탑재한 AWD 모델은 일반적으로 겨울철 주행 성능이 뛰어나지만, 전륜구동 또는 후륜구동 모델의 경우 성능이 제한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전기차가 겨울철에도 내연기관차 대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눈길과 빙판길에서의 제어력, 배터리 기반의 무게 중심 설계,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의 민첩한 대응 등은 전기차만의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이러한 성능을 최대화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타이어와 구동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전기차가 계절적 제약을 극복하며 다양한 환경에서 활용성을 넓혀가고 있다"며 겨울철 전기차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미지 확대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