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혁신적인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이 지난 한 해 동안 3만8965대가 판매됐다. 미국 전기 픽업 시장을 주도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콕스 오토모티브(Cox Automotive)에 따르면, 전통적인 강자였던 포드 F-150 라이트닝, 쉐보레 실버라도 EV, 리비안 R1T를 모두 압도하며 전기 픽업 분야 1위를 차지한 기록이다. 사이버트럭은 미국 내 전기차 전체 판매량에서도 5위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사이버트럭은 출시 첫해 놀라운 성과를 기록했지만, 이 트럭이 테슬라의 장기적인 수익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분기별 판매 데이터를 보면 초기 수요가 빠르게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4년 4분기, 테슬라는 1만2991대의 사이버트럭을 판매했는데 이는 3분기의 1만6692대에서 22%나 감소한 수치다. 이전 분기에서는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으나, 2분기 8755대, 1분기 2800대의 기록 이후 처음으로 하락세를 경험했다. 2019년 발표 이후 예약 대기자들의 초기 수요가 소진되며 새로운 고객층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해석이 압도적이다.
테슬라는 2024년,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이 전년 대비 감소하며 고전했다. 특히, 미국 소비자들이 픽업트럭을 선호하는 점을 감안했을 때 사이버트럭은 테슬라의 중요한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초기 수요 이후 판매가 둔화되며 이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 사이버트럭 생산라인 직원들이 모델 Y 생산라인으로 재배치됐다는 보도는 수요가 테슬라의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여기에 더해 테슬라는 사이버트럭 초기 모델인 ‘파운데이션 시리즈’의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평생 무료 슈퍼차저 혜택을 제공하는 등 판매 전략을 강화하고 있지만, 이러한 조치는 재고 해소를 위한 긴급 대책으로 보인다.
사이버트럭은 2024년 출시 당시 가격이 10만 달러를 넘겼으며, 현재 최저 가격이 7만9990달러로 내려갔다. 하지만 여전히 비싼 가격대는 많은 소비자에게 접근성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콕스 오토모티브는 "소비자들은 새롭고, 무엇보다 저렴한 제품을 원한다"며, 사이버트럭의 비싼 가격과 독특한 디자인이 대중적인 판매를 저해하는 요소라고 분석했다.
테슬라는 2025년 더 저렴한 사이버트럭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모델은 시장에서 더 넓은 고객층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존 모델의 높은 가격과 제한된 대중성으로 인해 테슬라가 그사이 판매 둔화를 극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사이버트럭의 상황은 EV 시장 전반의 변화와 맞물려 있다. 시장은 점차 긴 주행 거리와 저렴한 가격을 제공하는 대중적인 전기차에 집중되고 있다. 쉐보레의 이퀴녹스 EV와 같은 모델이 시장에서 주목받는 이유다. 반면, 테슬라의 사이버트럭은 실험적이고 고가의 전략으로 인해 대중 시장에서의 성과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사이버트럭은 테슬라의 혁신적인 접근과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주목받았지만, 초기 흥행 이후 판매 둔화와 높은 가격, 제한된 대중성이 도전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테슬라가 이를 극복하고 사이버트럭을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로 자리 잡게 할 수 있을지는 2025년 출시될 대중형 모델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