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대의 도래 속에서 또 하나의 주목할 만한 이정표가 세워졌다. 기아 EV3가 ‘2025 대한민국 올해의 차(Car of the Year 2025)’로 선정되며, 현대자동차그룹의 전동화 전략이 다시 한번 빛을 발했다.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AWAK, 회장 강희수)는 20일 기아 EV3를 ‘2025 대한민국 올해의 차’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현대자동차그룹은 2022년 기아 EV6, 2024년 현대 아이오닉 5 N에 이어 또다시 전용 플랫폼 전기차로 최고의 영예를 안았다.
EV3는 2023년 7월 국내 출시된 소형 전기 SUV로, 전기차 대중화를 목표로 개발됐다. 81.4kWh 대용량 배터리와 최대 350kW급 초급속 충전을 지원하며, 실내·외 V2L 기능 등 기아의 전기차 강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더욱 합리적인 가격대로 출시된 것이 특징이다. 산업부 인증 기준 1회 충전 시 최대 501km를 주행할 수 있어 주행거리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을 해소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EV3는 부문별 평가에서도 ‘올해의 EV SUV’로 선정됐으며, 부문별 수상 모델 중 최종 1대를 선정하는 ‘올해의 차’까지 수상하며 2관왕에 올랐다. 기아 EV3는 총점 7351점을 기록하며,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7112.5점)과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G80 전동화 모델은 넉넉한 실내 공간과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진보한 전기 파워트레인으로 높은 점수를 받으며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뒤를 이어 폴스타 4(7107점)가 뒷유리를 제거한 혁신적인 디자인과 탄탄한 주행 질감을 앞세워 3위를 차지했으며, 르노의 대형 SUV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 모델(7092.5점)과 내연기관 모델(7092.5점)이 나란히 4위와 5위에 올랐다. 르노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선보인 ‘오로라 프로젝트’의 첫 성과가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는 분석이다.
이번 심사에서는 전기차가 주요 부문을 석권하며 전동화의 흐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부문별 수상 모델은 다음과 같다. ▷올해의 내연기관 세단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올해의 내연기관 SUV 르노 그랑 콜레오스 ▷올해의 하이브리드 세단 토요타 캠리 ▷올해의 하이브리드 SUV 르노 그랑 콜레오스 E-테크 하이브리드 ▷올해의 전기 세단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
올해의 전기 SUV 기아 EV3 ▷올해의 전기 크로스오버 현대 캐스퍼 일렉트릭 ▷올해의 유틸리티 현대 ST1 ▷올해의 MPV 및 럭셔리카 렉서스 LM ▷올해의 퍼포먼스카 로터스 엘레트라
▷올해의 디자인 폴스타 4이다.
이외에도 ‘올해의 인물’로는 토요타 그룹의 도요다 아키오 회장이 선정됐다. 그는 ‘지루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토요타 브랜드의 이미지를 바꾸고, 모터스포츠의 매력을 널리 알리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특히 지난해 현대자동차와 손잡고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을 개최해 한국 시장에서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2025 대한민국 올해의 차’ 심사는 지난 15일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진행됐다.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 소속 회원 34명이 심사에 참여했으며, ▷디자인 ▷퍼포먼스 ▷편의·안전 ▷경제성 ▷혁신성 등 5개 부문 22개 항목을 평가했다. 290점 만점 기준으로 점수를 부여했으며, 철저한 심사를 거쳐 최종 수상 모델을 결정했다.
강희수 협회장은 “지난해 자동차 업계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로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며, “하지만 이번 심사를 통해 친환경차 시장이 다시 한번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는 내달 18일 서울 장충동 크레스트72에서 ‘2025 대한민국 올해의 차’ 시상식을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