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완전 무인(unsupervised) 자율주행 시스템을 오는 6월부터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시범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 CEO는 24일(현지시간) 열린 2024년 4분기 실적 발표에서 “6월이면 오스틴에서 아무도 타지 않은 테슬라 차량이 도로 위를 달리게 될 것”이라며 자율주행 로보택시 서비스의 구체적인 출시 시점을 공개했다.
머스크는 “이번 발표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불과 5~6개월 후의 현실”이라며 테슬라가 자율주행 시스템을 실제 도로에서 운영하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다만 초기에는 테슬라가 소유한 차량을 활용한 유료 승차 호출 서비스 형태로 운영되며, 소비자가 자신의 차량을 로보택시로 활용할 수 있는 ‘로보택시 네트워크’ 출시는 2026년 이후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테슬라는 이번 자율주행 시스템이 기존 업체와 차별화되는 핵심 요소로 ‘범용 인공지능(AI) 기반’ 접근 방식을 내세운다. 머스크는 “웨이모(Waymo)와 같은 기존 자율주행 업체들이 고해상도 지도와 라이다(Lidar) 센서를 활용해 특정 도시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운영하는 반면, 테슬라는 인간이 눈으로 운전하듯 카메라와 AI만으로 운행할 수 있는 범용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웨이모나 크루즈(Cruise) 같은 경쟁업체는 자율주행 기술을 각 도시의 도로 환경에 맞춰 세밀하게 조정하며 확장 속도가 더딘 반면, 테슬라는 특정 도시의 도로 데이터를 미리 학습하지 않고도 어디서든 주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주장이다. 머스크는 “우리는 원자폭탄을 개발하는 게 아니라, 단지 신중하게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자율주행 기술의 실현 가능성을 강조했다.
머스크는 이번 서비스가 단계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술적 한계가 아니라 규제 승인 문제로 인해 지역별로 도입 속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하며, 오스틴을 시작으로 미국 내 여러 도시로 확대한 후 2026년까지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무인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이 여러 차례 출시 연기를 거듭한 만큼, 이번 일정도 계획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테슬라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자율주행 기능이 곧 완성될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머스크는 2016년부터 “완전 자율주행(FSD)은 곧 현실화될 것”이라고 주장해왔지만, 현재까지 테슬라 차량은 여전히 운전자의 상시 감독이 필요한 상태다. 이번 발표에서도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이 기존 경쟁업체보다 더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세부적인 기술적 진전이나 독립적인 검증 데이터는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머스크는 이번만큼은 확신이 있는 듯하다. 그는 “6월이면 우리는 테슬라 차량이 운전자 없이 도로를 달리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시점을 못 박았다. 물론, 과거에도 비슷한 선언을 반복해왔던 만큼, 이번에도 또다시 연기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