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소형 전기 SUV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앞다퉈 ‘2천만 원대 전기 SUV’를 개발하면서, 가격을 무기로 한 전기차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일부 외신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2027년 출시를 목표로 ID.1을 개발 중이다. ID.1은 폭스바겐이 준비 중인 엔트리급 전기차로, 가격을 2만 유로(약 2800만 원) 이하로 설정할 계획이다. 내년 3월 콘셉트 모델이 공개될 예정이며, 기존 ID.2all보다 한 단계 더 낮은 가격과 작은 차체로 유럽 시장에서 보급형 전기차의 대표 모델이 될 가능성이 크다.
르노 역시 2026년 트윙고 EV를 출시할 계획이다. 트윙고 EV는 기존의 초소형 해치백 트윙고를 전동화한 모델로, 폭스바겐 ID.1과 직접 경쟁할 전망이다. 2만 유로 이하의 가격을 책정해 도심형 전기차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적합한 옵션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스텔란티스 그룹도 보급형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피아트는 기존 500e보다 저렴한 엔트리급 전기차를 준비하고 있으며, 푸조는 e-208보다 작은 모델을 개발 중이다. 전기차 가격이 내연기관차와 비슷한 수준으로 낮아지면 본격적인 대중화가 이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이 2천만 원대 전기 SUV를 개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전기차 보급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현재 전기차는 여전히 내연기관차보다 가격이 비싸 접근성이 낮은 편이지만, 가격을 낮춘 엔트리급 전기차가 늘어나면 전기차 대중화가 급속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가격이 내연기관 모델 수준까지 내려가면 소비자들의 선택도 자연스럽게 전기차로 이동할 것”이라며, 보급형 전기 SUV 시장의 성장을 전망했다.
앞으로 몇 년간 전기차 시장의 핵심 경쟁은 단순한 기술력이 아니라 ‘가격 경쟁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 보조금을 제외하고도 내연기관 모델과 비슷한 가격에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는 시대가 온다면, 전기차 시장의 판도는 완전히 뒤바뀔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배터리 가격에 한계가 있는 만큼 모든 전기차의 가격대가 낮아진다기보다 차종의 크기를 줄이며 전기차의 평균 가격대가 낮아질 것이라는 게 강한 설득력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