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1990년형 Golf II Fire and Ice와 후속 모델인 ID.3 GTX FIRE+ICE. 사진=폭스바겐
지난해 말, 폭스바겐은 독일 공장 폐쇄라는 위기를 간신히 모면했다. 노조와 노동자협의회는 공장 폐쇄와 대량 해고를 막기 위해 폭스바겐과 극적으로 타협했다. 하지만 그 타협의 후폭풍은 거세고, 생산량 감축이라는 칼날이 폭스바겐을 덮치며 위기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각) 오토블로그가 보도했다.
생산 능력 절반으로 감축, 독일 공장의 위기
파이낸셜 타임스(FT)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2030년까지 정리해고와 시설 폐쇄를 막는 대신 생산량을 대폭 줄일 계획이다. 폭스바겐 그룹의 CFO인 아르노 안틀리츠는 경쟁력 있는 공장에만 투자할 것이며 독일 시설은 공정한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생산 능력이 절반으로 줄어들면서 폭스바겐 최초의 순수 전기 시설인 츠비카우를 비롯한 독일 내 공장들은 생존을 위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츠비카우와 드레스덴 등 일부 공장은 생산 라인을 유지하기 위해 비용을 20%나 절감해야 하는 상황이다.
폭스바겐은 150만 대에서 75만 대로 생산량을 줄일 방침이다. 지난해 폭스바겐의 독일 공장은 약 90만 대의 차량을 생산했다. 이러한 급격한 감산은 폭스바겐이 유럽 판매 증가를 기대하지 않는다는 신호이며, 특히 중국 경쟁 업체의 시장 진출로 인해 더욱 그렇다.
폭스바겐 CFO인 데이비드 파월스는 “우리는 더 이상 성장하지 않는 시장을 가지고 있으며 아마도 미래에는 정체될 것다”라고 파이낸셜 타임스에 말했다.
폭스바겐은 2030년까지 공장 가동과 직원 고용을 유지할 계획이지만, 조기 퇴직과 자발적 해고를 통해 3만5000개의 일자리를 감축할 예정이다.
볼프스부르크는 2027년 츠비카우로부터 ID 라인의 생산을 인수할 예정이다. 츠비카우는 아우디 Q4 e-트론만 생산하게 되지만, 폭스바겐은 츠비카우 공장을 자동차 재활용의 미래를 위해 용도를 변경하여 약 1000개의 일자리를 구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드레스덴 공장의 미래는 불확실하며, 오스나브뤼크 공장은 2027년 이후 생산을 중단할 계획이다. 폭스바겐은 두 시설의 대체 용도를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중국 전기차 업체와의 협력 가능성
생산 능력이 절반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폭스바겐은 유럽 판매 감소를 만회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폭스바겐 경영진은 생산 라인을 채우기 위해 중국 EV 제조업체와 파트너십을 맺는 것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파월스는 모든 옵션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BYD와 같은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가 EV 분야에서 기존 자동차 제조업체를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파트너십은 양측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
지난해 폭스바겐 AG의 유럽 판매량은 5년 전에 비해 200만 대 감소했다. 중국은 한때 폭스바겐의 가장 수익성이 높은 시장이었지만, 중국 제조업체들의 급속한 성장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폭스바겐의 미래는?
판매량이 회복되지 않는 한, 폭스바겐은 새로운 자동차 회사들이 선두를 달리는 동안 뒤처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관세로 인해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가 일부 국가에서 사업을 시작하는 데 어려움이 있겠지만, 중국 시장은 글로벌 성공에 매우 중요하다. 기존 자동차 제조업체가 이를 따라잡지 못하면 유망한 외국 제조업체에 빠르게 추월당할 수 있다.
폭스바겐은 생산량 감축, 인력 감원, 중국 업체와의 협력 가능성 등 다양한 방식으로 위기를 극복하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에서 폭스바겐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