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 자동차(EV) 브랜드들이 미국 시장의 문턱을 넘지 않고도 글로벌 EV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시장의 76%를 장악했다고 26일(현지시각) 카스쿠프가 보도했다. 이는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전략적으로 다른 주요 시장에 집중하며 이뤄낸 놀라운 성과이다.
유럽 최대 자동차 시장인 독일에서 중국 EV는 지난해 판매된 57만8000대 중 약 4%를 차지했다. 영국과 프랑스에서는 각각 7%와 5%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점진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네덜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벨기에에서도 중국 EV는 꾸준히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으며, 특히 스페인과 오스트리아에서는 각각 10%와 11%의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며 두각을 보였다.
유럽 외 지역에서는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의 성공이 더욱 두드러진다. 브라질에서는 2024년 판매된 모든 EV 및 PHEV의 82%가 중국산이며, 태국(77%), 멕시코(70%), 인도네시아(75%), 말레이시아(52%), 네팔(74%), 이스라엘(64%) 등 신흥 시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도 각각 26%와 15%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러한 성공의 배경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작용했다. 첫째, 강력한 국내 자동차 산업이 부족한 국가들이 많아 중국 브랜드가 시장을 장악하기 용이했다. 둘째, 중국 정부는 2009년부터 2023년 말까지 2310억 달러(약 333조원)가 넘는 막대한 보조금과 지원을 통해 전기차 산업을 육성했다. 이러한 재정 지원은 중국 EV 및 PHEV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시장 우위를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중국 EV 브랜드의 글로벌 시장 장악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 혁신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중국 EV는 기존 자동차 제조업체들에게 강력한 도전자가 될 것이다. 특히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중국 EV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