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라인메탈 MAN 밀리터리 비히클(Rheinmetall MAN Military Vehicles)의 군용 트럭.
세계적인 자동차 제조업체 폭스바겐이 군수 산업 진출을 선언하며 업계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13일(현지시각) 디펜스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군수 장비 생산을 시작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잠재적 파트너들과의 논의에 열려 있다"고 밝히며 사업 다각화 의지를 드러냈다.
폭스바겐의 이 같은 결정은 최근 자동차 산업의 침체와 맞물려 있다. 자동차 수출이 감소하고 공장 가동률이 저하되면서 새로운 수익 창출 동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반면, 유럽연합(EU)의 'ReArm Europe' 계획에 따라 독일 방위 산업은 예산 제약 없이 성장을 추진하고 있어 폭스바겐에게는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폭스바겐은 전 세계 130개 이상의 제조 공장과 66만 명 이상의 직원을 보유한 거대 기업으로, 연간 매출액이 3200억 유로(약 505조원)에 달한다. 이러한 막대한 자본과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군수 산업에 진출한다면 상당한 파급력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폭스바겐은 이미 방위 산업과 일부 연관되어 있다. 자회사인 트라톤 그룹(Traton Group)은 독일 군용 트럭 제조업체인 라인메탈 MAN 밀리터리 비히클(Rheinmetall MAN Military Vehicles)의 모회사인 MAN을 소유하고 있다. 라인메탈은 최근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던 두 개의 공장을 무기 및 탄약 주조 공장으로 전환하는 등 방위 산업으로의 사업 확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폭스바겐은 군수 산업 진출에 대한 개념만 평가하고 있으며, 특정 무기나 군사 장비 생산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다. 블루메 CEO는 "이것은 단지 시작일 뿐이며, 방위 산업의 주도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밝혀, 당분간은 방위 산업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부품 생산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폭스바겐이 보유한 엔진, 변속기, 차축, 서스펜션 등 자동차 부품 생산 기술은 장갑차, 보병 전투 차량, 탱크 등 군용 장비 생산에 필수적이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폭스바겐은 군수 산업의 주요 공급업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