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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중국, 전기차 관세 '최저 가격' 시스템 논의.. '갈등 해결' 실마리 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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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중국, 전기차 관세 '최저 가격' 시스템 논의.. '갈등 해결' 실마리 찾나

이정태 기자

기사입력 : 2025-04-17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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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 자동차(EV)에 부과할 예정이었던 최대 45%의 관세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전에 교착 상태에 빠졌던 EU와 중국 간의 무역 논의가 재개된 가운데, 관세 대신 새로운 '최저 가격' 시스템 도입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17일(현지시각) 외신에 따르면, EU와 중국 간에 논의되고 있는 '최저 가격' 협정(일명 '가격 하한선' 또는 '가격 약속')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철회하는 대신, 양측이 합의한 최저 가격을 설정하는 방식이다. 마로스 세프코비치 EU 통상 담당 집행위원은 이와 관련해 새로운 정책이 이전의 '동질적인 상품'에만 적용되었던 접근 방식을 고려할 때, 관세만큼 효과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U가 중국산 하이브리드나 다른 자동차가 아닌 배터리 전기 자동차에만 관세를 부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의 성장세는 꺾이지 않았다. 오히려 2025년 2월에는 전기차뿐만 아니라 모든 모델에서 판매량이 64%나 증가하는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했다.

유럽 브랜드 중에서도 EU에서 판매되는 가장 저렴한 전기차 일부는 중국에서 제조되고 있으며, 시트로엥 e-C3와 다치아 스프링이 대표적이다. 다만 이 두 모델은 현재 호주 시장에는 출시되지 않았다.

그러나 흥미로운 점은 2월 중국산 배터리-전기차 판매량은 3.4% 감소한 반면, 유럽산 배터리-전기차 판매량은 26%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는 EU의 관세 정책이 일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지난주 EU와 중국이 협상 테이블로 복귀한 주요 원인은, 전기차를 포함한 모든 상품에 대한 미국과 중국 간의 이례적인 관세 부과에 공동으로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었기 때문이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전자 제품에 대한 일부 양보를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확인되지는 않았다. 급변하는 미·중 무역 전쟁의 상황 속에서, 현재까지 차량에 대한 관세 인하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최저 가격' 책정 아이디어는 이미 2024년 10월 31일 EU의 중국산 전기차 관세가 발효되었을 당시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었다.

당시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와 중국 관리들은 관세를 대체하기 위한 '가격 약속'에 대해 논의했으며, 양측은 세계무역기구(WTO) 규정과 양립할 수 있는 상호 합의 가능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었다.

이번 관세 부과는 EU의 조사가 중국 자동차 산업이 유럽의 자동차 제조 사업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으며, 중국 정부의 막대한 국가 지원이 중국 기업들에게 '불공정한 이점'을 제공하고 있다고 결론 내린 이후 이루어졌다.

EU는 각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에 대해 정부 지원 수준에 대한 세부 정보를 제출하도록 요청했으며, 제출된 정보를 바탕으로 각 브랜드별 관세율을 결정했다.

정부 지원 관련 정보 제출에 협조하지 않은 테슬라와 같은 기업은 가장 낮은 7.5%의 관세를 부과받았다. 반면 MG와 LDV 브랜드의 모회사인 SAIC Motor와 같이 정보 요청에 협조하지 않은 자동차 제조업체에는 표준 10% 관세에 더해 38.3%의 높은 관세가 부과되었다. 볼보, 폴스타, 로터스의 모기업이자 메르세데스-벤츠와 스마트의 절반 지분을 소유한 지리(Geely)는 20%의 관세를 부과받았으며, 테슬라의 경쟁사인 BYD는 전기차에 17.4%의 관세가 적용되었다.

EU 27개 회원국 모두가 중국산 전기차 관세 부과에 찬성한 것은 아니었다. 특히 독일은 자국 자동차 산업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표명했다. 폭스바겐이 사상 처음으로 자국 공장 폐쇄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이 독일의 반대를 더욱 두드러지게 만들었다. 독일의 연간 자동차 수출량 중 약 3분의 1이 중국으로 향하지만, 2024년 말 독일의 자동차 판매량은 급감하는 추세를 보였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BYD는 현재 헝가리 세게드에 전기차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지난달 EU는 중국 정부의 '불공정한 보조금' 혐의에 대한 새로운 조사를 시작했다. 헝가리는 2023년 12월 발표된 BYD의 투자 유치 결정과 함께 EU의 중국산 전기차 관세 부과에 반대표를 던진 국가 중 하나이다.

반면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의 본사가 있는 프랑스와 피아트, 페라리, 알파 로메오, 지프, 램 트럭, 크라이슬러, 푸조, 알파인 및 전 제너럴 모터스 브랜드이자 호주 홀든, 오펠의 자매 회사인 스텔란티스 그룹의 본거지인 이탈리아는 중국산 전기차 관세 부과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정태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jt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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