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는 제일 약한 상대가 아닌 제일 강한 상대를 선택해 사냥한다.
날씬하지 않고 조금 둔하게 보이지만, 꼬리를 항상 밑으로 늘어뜨린 모습이 늠름하고 멋있다.
옥테인(OCTANE)을 마주하는 순간 이런 늑대의 모습이 오버랩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바이크든 자동차든 아직은 디자인적인 요소를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옥테인은 빅토리 모터사이클(VICTORY MOTORCYCLE) 가운데 가장 공격적인 스타일로 잘 알려져 있다.
미국에선 이미 고성능 아메리칸 크루저로 정평이 나 있다. 다른 아메리칸 바이크보다 더 날씬하게 더 날렵하다는 평가가 많다.
당당한 옥테인의 자태에서 머슬카도 부럽지 않을 스피드와 파워가 읽힌다.
2기통 수랭식 엔진을 장착한 옥테인의 시동을 거는 순간 1200cc 104마력의 V트윈 2기통 엔진이 뿜어내는 중저음 배기음은 금세 주변의 이목을 끈다. 그리고 바라보는 이들을 한순간에 압도한다.
옥테인의 주행 성능은 더욱 돋보였다.
스로틀을 감는 순간 몸이 뒤로 밀리는 폭발적인 힘이 라이더에게 전달된다. 저절로 무릎이 모이며 차제를 감싸자 라이더와 옥테인은 이내 한 몸이 된다.
고속에서 니그립 했을 때 잘 잡을 수 있는 연료탱크도 인상적이다.
직선 도로로 접어들어 4000 RPM 6단에서 시속 120km의 속도를 냈다. 옥테인은 곧바로 반응했다. 자신이 스피드를 위해 태어났다는 것임을 보여줬다.
옥테인의 가볍고 견고한 캐스트 알루미늄 프레임, 그리고 샤프 스티어링과 린 앵글은 여느 아메리칸 모터사이클에서는 쉽게 느낄 수 없는 민첩성을 보였다.
298mm 대용량 프런트 디스크는 고속에서도 정확하게 목표지점에 멈춰 설 수 있는 우수한 제동력을 지녔다. 그리고 18인치 프런트 휠과 17인치 리어 휠은 도로에서 접지력을 높인다.
직선에 가까운 드래그 핸들 바는 묵직하면서도 안정적이어서 라이딩 즐거움을 더해 준다. 키 작은 라이더나 초보 라이더의 발이 땅에 닿을 만큼 시트 높이가 낮아 심리적인 안정감을 느끼게 한다.
주행 중엔 다리를 앞으로 뻗을 수 있어 장거리에도 불편함이 없는 편안한 자세로 라이딩이 가능하다.
스포츠 바이크 스타일의 슬립온 머플러는 옥테인의 뛰어난 퍼포먼스를 상징한다.
라이더의 체중과 라이딩 스타일에 맞게 조절할 수 있는 피기백 샥은 16가지의 압축비 조절 기능을 갖췄다.
옥테인을 타 본 라이더 대부분이 아메리칸 크루저로 주저 없이 옥테인을 선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올해 1월부터 빅토리 모터사이클 제작사인 폴라리스가 빅토리 바이크 브랜드 사업 중단을 발표하면서 옥테인과 만남 기회도 사라져 매우 아쉽다.
이제부터는 인디언 모터사이클 ‘스카우트’ 시리즈가 터프하고 거친 고유 감성을 진하게 풍기고 있어 옥테인을 대신할 차세대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라영철 기자 lycl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