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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리우드 영화, 포드와 페라리 싸움에…현대차 ‘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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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리우드 영화, 포드와 페라리 싸움에…현대차 ‘분투’

‘포드 v 페라리’서 포드·페라리 혈투…쉐보레·맥라렌·던롭 등 홍보
‘나이브스 아웃’서 현대차 소형 i30 독주…BMW 클래식 모델 등장

정수남 기자

기사입력 : 2019-12-09 05:35

지난주 국내 극장가는 역시 ‘겨울왕국2’의 흥행 돌풍에 틈새 시장을 노린 영화만 걸렸다.

이중에서도 자동차 마니아를 위한 헐리우드 영화 제임스 맨골드 감독의 ‘포드 v 페라리’가 선전했다. 여기에 스릴러 라이언 존슨 감독의 ‘나이브스 아웃’도 선방했다.

9일 영화계에 따르면 포드 v 페라리는 프랑스에서 열리는 자동차 내구성과 성능을 겨루는 레이싱 ‘르망24’를 배경으로 한다.

이 대회는 프랑스 파리에서 남서쪽으로 200㎞ 거리에 있는 르망에서 1923년 처음 열렸다. 24시간 동안 레이서 3명이 번갈아 가며 13.629㎞의 서킷을 가장 많이 도는 차량이 우승하는 대회로, 24시간 동안 시속 300㎞가 넘는 속도로 주행해야 하기 때문에 차량의 내구성과 성능이 중요하다. 이 같은 이유로 이 대회는 일명 ‘지옥의 레이스라’는 별칭을 얻었다.

포드 v 페라리는 르망24 대회에서 페라리와 포드 GT40의 대결을 다루고 있다. 극중 페라리의 초기 머신이 등장한다. 사진=페라리이미지 확대보기
포드 v 페라리는 르망24 대회에서 페라리와 포드 GT40의 대결을 다루고 있다. 극중 페라리의 초기 머신이 등장한다. 사진=페라리
극 도입부, 1959년 캐롤 셸비(맷 데이먼 분)는 르망24에서 우승한다. 대회를 생중계하던 라디오 아나운서는 페라리, 멕라렌, 애스턴마틴 등 슈퍼카 브랜드를 제치고 셀비가 우승을 차지했다고 보도한다.

다만, 대회가 끝나고 고향으로 돌아온 셀비는 주치의로부터 심장 판막 이상이라는 심장병 진단을 받는다. 앞으로 레이싱을 하면 심장에 무리가 가고, 목숨이 위태로울 것이라고 주치의는 경고한다. 이를 감안해 셀비는 ‘셸비 아메리카’라는 자동차 딜러상을 연다.

다른 한켠에서는 켄 마일스(크리스찬 베일)가 소규모 레이싱에서 우승한다. 그는 자동차 정비공이지만, 자동차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이다. 마일스는 다혈질의 사내로 비위에 맞지 않으면 거침 없이 행동하는 다소 과격분자이다. 게다가 정비소는 빚으로 문을 닫게 된다.

디트로이트 포드 공장. 포드의 회장 헨리 포드 2세(트레이시 레츠)는 차량 판매가 줄자 생산 라인에 임원과 생산직원을 불러놓고 대책을 찾지 못하면 모두 해고라고 으름장을 놓는다.

이후 극은 이들 세 사람이 접점을 찾아 만나면서 펼쳐진다.

포드의 마케팅 임원인 리 아이아코카(존 번탈)는 포드 2세에게 레이싱에 참여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마침, 이탈리아의 슈퍼카 브랜드 페라리가 매물로 나오자, 포드 2세는 아이아코카를 현지로 보내 엔초 페라리(레모 기론) 회장과 협상하게 한다.

극중 머스탱이 르망24 머신으로 추천되지만, 당시 머스탱은 세단이라 포드2세는 레이싱 전용 GT40 개발을 주문한다. 현재 머스탱. 사진=글로벌 이코노믹 정수남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극중 머스탱이 르망24 머신으로 추천되지만, 당시 머스탱은 세단이라 포드2세는 레이싱 전용 GT40 개발을 주문한다. 현재 머스탱. 사진=글로벌 이코노믹 정수남 기자
페라리 회장이 협상에서 “(합병 이후)우리가 레이싱 대회에 참가하려면, 포드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까”라고 묻자, 아이아 코카는 “당연하다”고 일축한다.

이에 흥분한 페라리 회장은 “포드가 대중 차밖에 만들지 못하고, 헨리 포드 2세는 헨리 포드가 아니고, 뚱뚱한 돼지에 불과하다”고 폄하한다.

협상은 결렬됐고, 아이아코카는 귀국해 페라리 회장의 말을 포드 2세에 그대로 전한다.

자존심이 상한 포드 2세는 독자적으로 레이싱 머신을 개발키로 하고, 레이싱 팀을 꾸린다. 레이싱 팀은 셀비를 팀장으로 하고 마일스 등을 팀원으로 발탁한다.

포드 레이싱팀은 우선 자국에서 열리는 데이토나(현 데이토나 500)에 참가하지만, 포드의 임원들은 회사 이미지를 훼손한다는 이유로 마일스를 팀에서 추방한다.

포드 레이싱팀은 이 대회에서 페라리에 우승을 뺏기고 만다. 이 대회를 중계하는 아나운서는 역시 쉐보레 임팔라와 콜벳 등을 언급하며, 이들 브랜드를 알린다.

화가 난 셸비는 포드 2세에게 마일스가 있어야 한다고 강하고 요구하고, 앞으로 포드 레이싱팀은 회장의 지시만 따르겠다고 말한다.

1963년 르망24에서 페라리와 포드가 정면으로 맞붙는다. 엔초 페라리 회장이 경기장에서 24시간 머무르면서 페라리가 큰 홍보 효과를 낸다. 사진=글로벌 이코노믹 정수남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1963년 르망24에서 페라리와 포드가 정면으로 맞붙는다. 엔초 페라리 회장이 경기장에서 24시간 머무르면서 페라리가 큰 홍보 효과를 낸다. 사진=글로벌 이코노믹 정수남 기자
포드 레이싱팀에 다시 합류한 마일스는 르망 24를 위한 머신 개발에 주력한다. 바로 GT40이다. 극중 르망24 머신으로 머스탱이 제안됐지만, 당시 머스탱은 ‘대통령이나 타는 차’로 치부되는 세단이었다.

마일스는 GT40 개발에 크게 기여하고 9개월 후인 1963년 프라스 르망으로 향한다. 대회 출전을 앞우고 포드 2세는 포드 레이싱팀 수장으로 레오 비브(조쉬 루카스) 이사를 선임한다. 비브 이사는 극 초반 마일스 방출을 주도한 인물이다.

대회가 시작되자 포드는 페라리를 앞서며 경기를 주도하고, 포드 2세는 연인과 함께 헬기를 타고 경기장을 떠나, 경기가 끝날 무렵 돌아온다. 반면, 엔초 페라리는 24시간 경기장을 지킨다. 페라리 회장이 있는 관중석을 카메라가 비추며 ‘FERRARI’와 말 엠블럼을 자주 포착한다.

반면, 포드는 극 중반 ‘머스탱(MUSTANG)’이 한차례 스크린에 나왔을 뿐 엠블럼 등의 노출은 없다.

경기중 앞서거니 뒤서거니를 반복하던 마일스와 반디니는 대회 종료까지 7분여를 남겨둔 상태. 마일스가 RPM을 7000 이상으로 올리며 반디니를 치고 나가자, 반디니 역시 RPM을 올리지만 엔진 과부하고 페라리는 멈추고 만다. 극중 페라리의 초기 모델이 등장하지만, 장면 전환이 빨라 페라리 엠블럼 등의 노출은 전무하다.

극중 엔초 페라리 회장과 함께 잡히는 페라리 엠블럼. 사진=글로벌 이코노믹 정수남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극중 엔초 페라리 회장과 함께 잡히는 페라리 엠블럼. 사진=글로벌 이코노믹 정수남 기자
극중 당시 영국의 타이어 업체 던롭이 랩 중간 지점에 타이어를 ‘⌒’ 형태로 설치하고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린다. 극 초반 셸비의 경기와 마일스의 경기에 카메라는 던롭의 타이어를 세차례 스크린에 꽉차게 잡는다.

마지막 두바퀴를 남기고 도착한 포드 2세는 비브 이사의 제안을 수용한다. 1위(마일스), 2위와 3위를 각각 달리고 있던 포드 레이싱팀이 나란히 골인 지점을 통과해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라는 것.

셸비는 회장의 뜻을 마일스에게 전하고 마일스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말한다. 마일스는 2, 3위와 한 랩 차이로 1위지만, 페라리가 멈추자 2, 3위를 기다린다. 포드의 GT40이 나란히 결승점에 들어오지만, 우승은 영국 맥라렌이 차지한다.

출발 지점에서 맥라렌이 포드 팀보다 뒤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마일스는 우승을 뺏겼지만, 이후 르망24와 데이토나 등에서 우승한다.

라이브스 아웃에서는 현대차 소형 해치백 i30이 독주한다.

미스터리 소설의 인기 작가인 할란(크리스토퍼 플러머)은 85세 생일 잔치를 치른 다음알 아침 숨진 채 발견된다. 경찰은 타살 흔적이 없고, 할란이 칼로 자신의 동맥을 자른 점을 들어 자살로 판단한다.

다만, 할란의 손자 랜섬(크리스 에반스)은 사설 탐정 누아 블랑(다니엘 크레이그)를 고용해 재수사를 진행한다.

극은 블랑과 경찰이 할란의 간병인 마르타(아나 디 아르마스)를 호출하면서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마르타는 할란의 대저택으로 가면서 파란색 소형 해치백을 이용한다. 카메라는 산길을 달리는 차량 뒤쪽에서 현대차 엠블럼을 스치듯 포착하고, 차량이 저택에 도착하자 라디이에터그릴의 현대차 엠블럼을 다시 잡는다. 바로 i30이다.

라이브스 아웃에서는 현대차 소형 해치백 i30이 자주 등장한다. 사진=글로벌 이코노믹 정수남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라이브스 아웃에서는 현대차 소형 해치백 i30이 자주 등장한다. 사진=글로벌 이코노믹 정수남 기자
이후 극은 블랑과 경찰이 할란의 유산을 노리고 범행을 감행했다는 전제 하에 할란의 4남내와 손자 손녀, 마르타의 행적을 추적하면서 진행된다.

블랑과 경찰은 이들을 한명씩 불러 모두 조사하고, 극중 마르타에게 접근한 랜섬을 최종 용의자로 지목한다.

극 후반 마르타와 램섬이 i30을 타고 경찰과 추격전을 펼치면서 현대차 홍보는 극에 달한다.

카메라가 자주 차량 전후면의 현대차 엠블럼을 포착하기 때문이다.

결국 랜섬은 경찰에 잡히고, 할란의 자신의 모든 재산을 마르타에게 남긴다.

극중 BMW도 홍보 효과를 누린다. 랜섬이 BMW 구형 모델을 타고, 극중 램섬이 자주 “BMW”를 언급하기도 한다.

한편, 현대차는 올해 1∼11월 내수에서 67만5507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65만6245대)보다 판매가 2.9% 늘었다. 같은 기간 BMW의 한국 판매는 3만9061대로 전년 동기(4만7569대)보다 17.9%(8508대), 포드는 30%(1만734대→7509대) 각각 급감했다.


정수남 글로벌모터즈 기자 perec@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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