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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V에 열광하는 소비자들, '팔색조' 매력에 푹 빠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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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V에 열광하는 소비자들, '팔색조' 매력에 푹 빠졌네

전성기 맞은 RV, 상반기 판매량 세단 추월
소형부터 대형, 미니밴까지 폭넓은 선택지
뒷좌석 접으면 새로운 공간이…'차박'에 딱
세단에 못 미친 승차감·정숙성 개선도 한 몫

성상영 기자

기사입력 : 2020-09-12 15:39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차에서 캠핑을 즐기는 '차박' 인구가 늘면서 RV 인기도 덩달아 뛴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아자동차 '카니발' 뒷좌석을 접어 캠핑하는 모습을 연출한 장면. 사진=기아차이미지 확대보기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차에서 캠핑을 즐기는 '차박' 인구가 늘면서 RV 인기도 덩달아 뛴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아자동차 '카니발' 뒷좌석을 접어 캠핑하는 모습을 연출한 장면. 사진=기아차
레저용 차량(RV)이 전성기를 맞았다. '팔색조' 같은 매력을 지닌 RV 인기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세단 일색이던 도로 풍경을 바꿔 놓았다.

12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판매된 승용차 중 RV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을 넘었다. 전체 국산 승용차 판매량은 68만 5871대였는데 이 가운데 34만 6453대(50.5%)가 RV다. 내수시장에서 RV 판매량이 세단을 추월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수입차 역시 상반기 10대 중 4대는 RV였다.

RV는 승용 자동차 중에서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다목적차량(MPV), 소형 승합차 등을 아우르는 유형이다. 세단은 차체가 낮고 트렁크가 실내와 분리된 일반적인 승용차를 말한다.

RV 열풍에 불을 붙인 차량은 쌍용자동차 '티볼리'다. 2015년 출시된 티볼리는 소형 SUV라는 전에 없던 범주를 탄생시켰다. SUV는 당시 '투박하고 거친 차'라는 인식이 강했던 터라 티볼리의 앙증맞고 세련된 외관은 국내 자동차 시장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60%를 가뿐히 넘던 세단 점유율은 티볼리 출시를 기점으로 50%대로 떨어졌다.

다른 완성차 제조사가 이를 지켜보기만 할 리 없었다. 현대차는 2017년 '코나'로, 기아차는 같은 해 '스토닉'으로 응수했다. 2019년에는 현대 '베뉴'와 기아 '셀토스'가 나왔다. 한국지엠은 '트랙스'와 '트레일블레이저'를 선보였고 르노삼성은 'QM3'와 'XM3'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들 차량은 '엑센트'나 '프라이드', '아반떼', 'K3' 같은 준중형 세단의 영역을 잠식해 나갔'다.

체급을 키워도 상황은 비슷하다. 자동차 대리점 판매원들 말을 종합하면 '쏘나타'를 사려던 사람이 '투싼'이나 '싼타페'를 알아보고 'K5' 대신 처음부터 '스포티지'나 '쏘렌토'를 문의하는 분위기다.

RV는 선택지가 꾸준히 늘어났고 상품성도 갈수록 좋아졌다. 가장 경쟁이 치열한 소형 SUV 시장만 봐도 다양한 제조사가 여러 차종을 내놓고 소비자를 잡아끈다. SUV 사단이 갖춘 진용은 크기별로 촘촘하다. 현대차만 해도 소형부터 대형까지 '베뉴-코나-투싼-싼타페-팰리세이드'로 '풀 라인업'을 보유했다. 모두 동급 세단 대비 상품성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엇보다 RV가 인기를 얻은 이유는 공간 활용성이다. 뒷좌석을 접으면 트렁크와 이어져 완전히 새로운 공간이 만들어진다. 세단보다 짐을 더 실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매트를 깔거나 간단한 준비로 차에서 먹고 자는 '차박'이 가능하다. 특히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야외 활동이 늘어나며 차박하기 좋은 RV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세단과 비교해 태생적 한계로 꼽히던 승차감과 정숙성 등 감성 품질이 크게 개선된 점도 RV 인기 요인이다. 최근 출시된 SUV와 MPV는 디젤 엔진보다 조용한 가솔린 엔진을 탑재하는 추세다. 또한 서스펜션(현가장치) 구조를 꾸준히 개선하며 울퉁불퉁한 노면을 세단 못지않게 잘 걸러준다.

물론 세단 저력을 무시할 수는 없다. 우선 세단은 동급 RV보다 가격 면에서 유리하다. 최근에는 주행 성능을 높여 운전 그 자체로 즐거움을 주는 차량이 출시되며 다양한 욕구를 자극한다. 세단과 RV를 놓고 차량 구매를 앞둔 소비자들의 고민도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성상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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