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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파업 '엎친 데 덮친 격' 무너지는 부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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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파업 '엎친 데 덮친 격' 무너지는 부품사

기아차·르노삼성·한국지엠 임단협 난항
부품업계 "우린 당장 줄 월급도 없는데"
완성차 생산 차질 빚으면 부품사 '끝장'

성상영 기자

기사입력 : 2020-11-03 15:31

기아자동차 화성공장에서 신형 쏘렌토가 컨베이어 벨트 위를 이동 중이다. 사진=기아차이미지 확대보기
기아자동차 화성공장에서 신형 쏘렌토가 컨베이어 벨트 위를 이동 중이다. 사진=기아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고사 직전에 놓인 자동차 부품업체가 완성차 노사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이라는 암초에 부딪혔다.

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 한국지엠 노조는 각각 쟁의행위를 예고했거나 일부 조업을 중단하는 등 쟁의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기아차 노조는 지난 26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조정신청을 냈다. 3일 현재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진행 중이다. 지난 2011년을 빼면 찬성이 나온 터라 가결 확률이 높다.

중노위가 조정중지 결정을 내리고 노조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 과반 찬성으로 나오면 최대 파업까지 가능한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기아차 노조는 친환경차 시대 인력 감축에 대비해 전기·수소차 모듈을 기아차 공장에서 생산할 것을 요구 중이다. 또 잔업 30분 보장과 노동이사제 도입, 동상임금 범위 확대, 정년 연장 등도 노조 요구사항이다.

한국지엠 노조는 지난 31일과 2일 주간조와 야간조 각각 4시간식 부분파업을 벌였다. 일단 3일은 정상 근무 계획이지만 교섭이 열리지 않으면 추가 파업 등 투쟁 수위를 결정할 계획이다.

노조는 올해 기본급 월 12만 304원 인상, 통상임금 400%에 600만 원을 더한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안에 담았다. 회사 측은 2년치 임단협 체결과 함께 올해 임금을 동결하는 대신 내년 기본급 2만 2000원을 인상하는 방안으로 맞섰다.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달 16일 쟁의권을 얻었다. 그러나 이달 노조 집행부 선거가 예정돼 현 집행부와 교섭이 진척되지 않는 상황이다. 다음 달 새 집행부를 구성하면 교섭은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르노삼성 노조는 기본급 월 7만 1687원 인상과 코로나19 극복 격려금 700만 원 지급 등을 요구안으로 냈다.

3사 노조가 부리는 몽니에 부품업체들은 절규에 가까운 반응을 내놨다.

익명을 요구한 부품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완성차 생산이 제대로 되지 않으니 납품할 부품도 없다"라며 "당장 직원 월급을 어떻게 마련할지 걱정한 게 오래 전 일"이라고 토로했다.

또다른 업체 관계자는 "임단협이 늦어지는 만큼 부품사가 받는 충격은 몇 갑절로 커졌다"라며 "부디 파업만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하소연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편으로 여겨지는 부품업체들도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주식시장 상장 부품사 60%가 올해 상반기 적자를 면치 못했다.

연말 완성차 판매와 생산이 점차 회복될 거라는 기대가 나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정부 지원으로 겨우 연명하던 부품업체 연쇄 부도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성상영 글로벌모터즈 기자 sang@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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