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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전기차 할당제' 없었다면 흑자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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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전기차 할당제' 없었다면 흑자도 없었다

이혜영 기자

기사입력 : 2021-02-01 16:45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
테슬라가 지난달 27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한 실적보고서를 통해 지난 한해동안 7억2100만달러(약 80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까지는 8억6200만달러(약 9632억원) 손실을 기록했으나 지난해부터 적자에서 탈출했다는 뜻이다. 테슬라는 연간 실적을 기준으로 2006년 이후 적자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그러나 테슬라의 실적 보고서를 자세히 들여다본 결과 미국에서 시행하는 전기차 크레딧 제도(전기차 의무 판매제)가 아니었다면 테슬라는 적자 행진을 되풀이할 수 밖에 없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기차 크레딧 제도란 전기차의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친환경자동차의 판매를 의무화한 제도로 자동차업체가 판매하는 전체 자동차 가운데 일정 부분을 의무적으로 전기차로 채우도록 한 것이다. 이 의무 할당량(크레딧)을 충족하지 못한 업체는 다른 전기차 업체로부터 크레딧을 사야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기준으로 할 경우 1크레딧당 5000달러의 과징금을 물어야 한다.

그러나 오로지 전기차만 생산하기 때문에 크레딧을 넉넉히 확보할 수 밖에 없는 테슬라는 남아도는 크레딧을 경쟁업체들에 팔아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을뿐 아니라 그 비중이 전기차 판매를 통한 수익을 능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CNN이 테슬라의 실적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테슬라가 지난 5년간 다른 업체에 전기차 크레딧을 팔아 거둔 순익은 33억달러(약 3조6900억원)로 지난해 거둔 크레딧 순익이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지난해 전체 순익이 7억2100만달러라는 점을 감안할 때 전기차 크레딧 판매가 없었다면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기록할 일도 없었다는 뜻이다.

시장조사업체 GLJ리서치의 고든 존슨 최고경영자(CEO)는 “테슬라는 차를 팔아서는 적자를 보고 있는 반면, 크레딧을 팔아 돈을 벌고 있는 기업”이라면서 “크레딧을 통한 수익은 영원히 보장된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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