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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가속페달…올해 내수 점유 90% 넘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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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가속페달…올해 내수 점유 90% 넘으려나

경쟁사 부진‧수입차 판매 정체따라 129만4천대 달성때 가능

채명석 기자

기사입력 : 2022-01-12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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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글로벌이코노믹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지난 2000년 현대자동차그룹 출범 이래 처음으로 올해 내수 시장 점유율 9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해에 이미 과반인 50%를 넘어섰으며, 기아도 마의 35% 선을 돌파하는 등 양사의 점유율은 87.6%에 육박했다. 올해도 경쟁사의 견제가 효과를 발휘되지 못할 것으로 보여 현대차‧기아의 독주는 계속될 전망이다.

1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지난주 올해 내수 판매 목표량을 129만4000대로 제시했다. 현대차가 73만2000대, 기아는 56만2000대다.

이를 작년 말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발표한 ‘2021년 자동차산업 평가 및 2022년 전망’ 보고서의 올해 내수 전망치 142만 대와 비교하면 판매 목표를 달성했을 경우 현대차‧기아의 시장 점유율은 91.1%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51.5%, 기아는 39.6% 달성이 가능하다.

앞서 2021년에는 국내 시장에서 약 144만여 대가 판매된 것으로 추정되며,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72만6838대, 53만5016대를 판매해 점유율은 50.5%와 36.2%를 차지, 양사 합산 점유율은 87.6%에 달한 것으로 추정됐다. 2010년대 들어 사상 최대 점유율이다.

현대차‧기아의 내수 점유율은 2012년 81.5%를 기록한 뒤 점차 낮아지면서 2016년에는 74.6%까지 떨어졌다. 이듬해 반등을 시작한 뒤 2018년 80.8%로 다시 80%대에 올라섰다. 이후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상승했다.

시장 규모 정체 속, 장악력 늘려


작년 내수 판매 예상치와 올해 전망치는 자동차산업협회 회원으로 등록한 국내 완성차 업체 7개 사의 판매량 집계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수입차 판매량은 제외한 것이다.

자동차산업협회가 추정한 지난해 수입차 예상 판매량과 올해 전망치를 더해서 비교하면 현대차‧기아의 내수 점유율은 작년 72.3%, 올해 74.4%로 낮아진다. 그런데도 현대차‧기아의 시장 장악력은 상당한 수준에 달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의 약진은 시장 지배 사업자라는 이점을 충분히 활용한 데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판매망과 애프터 서비스(AS)망을 갖추고 있고, 다양한 소비자층의 기호에 맞춘 자동차 모델을 다수 판매할 수 있으며, 소비자(B2C) 시장뿐만 아니라 기업용(B2B) 시장에서도 절대 우위를 차지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이 현대차‧기아의 독주를 가능하게 한 요인은 아니다.

국내 자동차 시장 규모는 지난 10년여 동안 150만 대 전후에서 정체 상황을 보이고 있으며, 신규 차종이 출시되어도 이 차종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게 아니라, 기존 시장을 대체하는 역할에 머물러 있다. 경기 불황 장기화로 신차 구매를 하려는 잠재 고객들이 중고차로 눈을 돌리거나 렌터카를 타고, 필요할 때만 구독 서비스로 단기간 사용하는 등 자동차 소비패턴이 바뀌고 있는 점도 판매의 제약 요소다.

이런 가운데 2020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구매심리가 얼어붙은 것은 물론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반도체 공급부족에 따른 생산 중단 등으로 인해 그나마 자동차를 구매하려는 고객이 제때 인도받지 못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다른 완성차 업체들이 자체 사정 때문에 적극적인 영업을 못 하고 있고, 수입차 또한 시장이 30만 대 수준에 머물면서 일부 모델만 시장을 주도하는 극과 극 현상을 지속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믿을 수 있는 업체의 제품을 선택하려는 경향이 강해지는데, 자동차 시장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신차를 연이어 출시한 현대차와 기아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2022년 수요회복 대비 마케팅 강화

한편, 현대차와 기아는 2022년은 자동차 수요회복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마케팅‧영업 전략을 추진할 방침이다.

현대차의 경우 반도체 수급 안정화 노력, 차량 생산 일정 조정, 전동화 라인업 강화, 권역별 판매 손익 최적화 등을 통해 시장 점유율 확대 및 수익성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기아는 공급 리스크 관리 및 최적 생산으로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 영향 최소화, 전동화 라인업 강화, 3교대 근무 전환을 통한 인도공장 풀가동 체계 진입 등 유연한 사업 포트폴리오 운영을 통해 판매 성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과도한 쏠림 현상은 현대차와 기아도 바라는 모습이 아니겠지만 2022년은 양사를 견제할 만한 경쟁사의 뚜렷한 이슈가 없다는 게 오히려 두 회사의 고민일 것”이라면서, “현대차와 기아가 판매에 집중하더라도 속도 조절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채명석 글로벌모터즈 기자 oricms@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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