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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클래스 시승기②] 가장 고전적인 E-클래스, 최점단의 디지털 시대를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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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클래스 시승기②] 가장 고전적인 E-클래스, 최점단의 디지털 시대를 열다

EQ의 하이퍼스크린 응용한 슈퍼스크린 적용
3세대 MBUX 구현, 눈에 띄는 개인화 기능들
똑똑해진 주행 능력, 오토 레인 체인지 탑재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3-07-26 00:11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300e 사진=메르세데스-벤츠이미지 확대보기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300e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어른이 타는 세발자전거. 120년 전 세계 최초의 자동차로 알려진 ‘페이턴트 모터바겐’이 탄생한 브랜드가 바로 메르세데스-벤츠다. 자동차로서는 가장 오래된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벤츠는 가장 완벽한 디지털화를 추구하고 있다. 최첨단을 달려가겠다고 플래그십 모델 S-클래스에는 하이퍼스크린을, 그리고 이번에 세대를 거듭한 더 뉴 E-클래스는 슈퍼스크린을 탑재했다. 지난 12일 벤츠로부터 오스트리아에 초청된 글로벌 기자단은 신기술을 살펴보는 재미부터, 직접 체험하며 느껴 볼 기회를 얻었다. 그토록 벤츠가 자랑하고픈 디지털의 세계는 놀라움으로 가득했다.

벤츠는 시간에 적응하며 변화하고 있다. 필러-투-필러(pillar-to-pillar)의 대형 디지털 스크린을 통해 디자인과 기능성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이번 E-클래스의 디지털 세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다. 어찌 보면 눈속임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대시보드를 꽉 채운 플라스틱 스크린은 가까이 보면 그렇게 고급스럽지는 않다(아날로그를 추종하는 낡아빠진 신종 세력들은 디지털에 항상 반감이 있다. 디지털로 꽉 찬 지금 시대는 이러한 부정도 합리화할 수 없는 논리로 치부된다). 하지만, 여기에 들어간 기능들을 속속들이 알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빠져들게 된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슈퍼스크린 사진=메르세데스-벤츠이미지 확대보기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슈퍼스크린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슈퍼스크린에서 무엇보다 반가운 기능은 개인화 서비스다. 3세대 MBUX를 구현하는 슈퍼스크린은 차 안에서 음악, 게임, 스트리밍 콘텐츠 등의 엔터테인먼트를 온 감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해준다. 차후 선보일 MB.OS 선행 버전을 기반으로 하는 하이퍼스크린에서 이미 적용된 기술이지만, 조금 더 발전된 버전으로 슈퍼스크린에 들어갔다. 몇 가지 보완점이 있었다. 시연을 위해 작동한 앱은 ‘줌(Zoom)’ 비주얼 컨퍼런스 콜이다. 스마트폰 미러링이 아니다. 차체 내장된 5G 통신망으로 앱 실행이 가능하다. 물론 주행 중 화면이 나타나진 않지만, 정지 상태 혹은 상대방의 음성은 여전히 들을 수 있다.

벤츠의 이런 논리는 단일 프로세서로 설명된다. 새롭게 탑재한 ‘센트럴 온보드 컴퓨터(Central Onboard Computer)가 소프트웨어적 기능을 모두 수행한다. 뿔뿔이 흩어져 복잡하게 처리하던 작업을 단순화시켰다. 안정적이고 빨라진 처리 과정 덕분에 줌과 같은 서드파티 앱을 설치할 수 있게 됐다. 물론 그냥은 아니다. 이를 위해 새롭게 호환성 계층(Compatibility Layer)을 개발했다. 원하는 게임이나 오피스, 또는 브라우저 같은 기능을 올려놓는 곳이다. 개념적으로는 물리적 변속기까지 구겨 넣은 테슬라의 통합 시스템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좀 더 이해가 쉬워진다. 이들 둘의 또 다른 공통점은 애플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 등의 IT 기업 OS(운영체재)를 부정한다는 것이다.

참고로 E-클래스는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하지만, 유선으로만이다.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누리고 싶다면 자체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를 써야 한다. 이는 이전 세대 모델과도 똑같다. 다만, 아이폰 유저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아이폰, 애플워치가 자동차의 키가 되는 ’디지털 키(Digital Vehicle Key)’ 기능이 제공된다. 휴대 기기에서 시동을 걸고 도어를 잠글 수 있다. 디지털 키는 최대 16명과 공유할 수 있으며 차량이 한 번에 여러 명의 사용자를 인식하기도 한다.

또 하나 슈퍼스크린의 장점은 실내 탑승자 인식 카메라로 제어되는 프라이버시 기능(Privacy Function)이다. 동반 탑승자는 자신 앞에 있는 화면을 통해 주행 중에도 영상을 감상할 수 있으며, 행여나 운전자가 훔쳐보려고 한다면 카메라가 운전자의 시선을 캐치해 화면을 가려준다. 운전자에게는 주의 분산을 막는 방법인데, 그래도 조수석 탑승자는 여전히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슈퍼스크린 사진=메르세데스-벤츠이미지 확대보기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슈퍼스크린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이외에도 새로운 기능들이 많이 적용됐다. 예를 들어 실내 온도, 조명, 음악, 시트 등을 유기적으로 조절되기도 하며, 스마트 기기와 연동돼 운전자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도 한다. 컨디션에 맞는 실내 환경을 추천하며 심지어 송풍구까지 디지털을 이용한다. 부메스터 4D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과 돌비 애트모스 기술, 그리고 기분에 따라 음향에 따라 역동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엠비언트 라이트까지 더해진다. 대부분 기능에서 개인 비서처럼 음성인식 명령어도 사용할 수 있는데, 아직 한국어 지원을 확신할 수는 없을 거 같다.

주행과 관련된 디지털화도 실현됐다. 졸음운전을 경고하는 ‘어텐션 어시스트’, 레벨4 수준의 ‘인텔리전트 주차 파일럿’ 등이 적용됐다. 이외 국내 적용 여부는 미정이지만, 현재 캐나다와 북미 모델에는 사용할 수 있다는 오토 레인 체인지(Auto-Lane Change) 기술을 시승 모델에서 체험해볼 수 있었다. 130km 일정 속도 이하에 스마트 크루즈 기능을 켜 두면 앞차와의 간격 조절 후 필요에 의해 차선을 알아서 변경해준다. 이후 주행 차선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까지가 총 미션 수행에 해당한다. 꽤 스마트한 기능이긴 하지만, 국내 도입 여부가 확실치 않고 실제 한국 도로 교통에 적합할지도 미지수다.


육동윤 글로벌모터즈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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