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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하는 수입차 업계, 수입사 vs 메가딜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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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하는 수입차 업계, 수입사 vs 메가딜러

딜러사, 영향력 확대로 새로운 판매 루트 개척
수입사, 온라인 통해 소비자 직판체제 도입 계획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3-08-09 23:22

서울의 한 BMW 전시장&서비스센터에 BMW 차량들이 세워져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의 한 BMW 전시장&서비스센터에 BMW 차량들이 세워져 있다. 사진=뉴시스
수입사와 딜러사로 구성된 수입차 시장 분위기가 바뀌어 가고 있다. 1수입사 1딜러 체제로 굴러가던 비즈니스는 한참 옛말이 됐다. 어찌 보면 ‘갑’ 입장이던 수입사와 ‘을’ 입장인 판매사 관계 구조가 변화하고 있는 셈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수입차 시장의 수입사와 딜러사 간 영향력에서 큰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문어발식 관계를 넘어서 딜러사가 수입사 역할을 노리는가 하면, 수입사는 온라인 판매 전환을 꾀하며 서로를 견제하고 있는 양상이다.

수입차 시장이 한창 성장할 당시인 20년 전만 하더라도 수입사와 딜러사는 독점판매 계약을 맺을 정도로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새로운 딜러사를 갖고 판매를 이어갈 수 없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BMW코리아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다. BMW코리아는 대기업 소속인 코오롱모터스를 통해, 벤츠는 글로벌 자본력을 끼고 있는 한성모터스를 기반으로 판매를 늘려갔다. 판매가 늘수록 더 많은 전시장과 서비스센터, 인력이 요구됐고 신규 딜러사들을 영입하기 시작했다. 차츰 수입차 브랜드 전반적으로 판매를 영위하는 메가 딜러가 생겨났다.

BMW코리아는 현재 코오롱모터스를 비롯해 도이치모터스, 동성모터스, 한독모터스, 바바리안모터스, 삼천리모터스 등 10개 딜러사를 통해 지역별 거점을 두고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벤츠코리아는 한성모터스를 비롯해 케이씨씨모터스, 더클래스효성, 모터원, 진모터스, 중앙모터스, 스타자동차, 경남자동차 등 11개 딜러사를 두고 있다. 마이너 수입차 브랜드는 여전히 단독으로 딜러사를 가진 곳도 있다.

최근 들어 이들 메가 딜러사들을 중심으로 시장 영향력이 빠르게 확대되는 중이다. 새로운 브랜드 발굴 및 직접 수입·판매하는 직판체제를 도입하는 방법으로다. 특히 대기업의 움직임은 영향력이 매우 큰 편이다. 올해 초 코오롱가 4세 이규호 코오롱모빌리티그룹 대표가 신사업 계획 이행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한 것이 눈에 띄는 부분이다. 이 대표는 영국의 스포츠카 브랜드인 로터스(LOTUS)와 스웨덴 전기 바이크 케이크(CAKE)를 국내 론칭했다. 사업 확장의 일환이다.

현재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자회사로 코오롱모터스(BMW·MINI), 코오롱아우토(아우디), 코오롱오토모티브(볼보), 코오롱제이모빌리티(지프), 코오롱라이프스타일컴퍼니(폴스타 전기차·케이크 전기 이륜차), 로터스카스코리아(로터스 스포츠카) 등을 두고 있다. 남은 브랜드는 롤스로이스밖에 없으며 분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가와 마찬가지로 효성그룹에서도 딜러 사업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벤츠를 판매하고 있는 더클래스효성과 신성자동차, 그리고 토요타·렉서스를 판매하고 있는 더프리미엄효성, FMK(페라리와 마세라티)까지 판매를 영위하고 있다.

벤츠코리아의 경우 레이싱 홍의 영향력이 상당하다. 한성자동차, 한성모터스, 스타자동차가 모두 이들 자본이며 벤츠코리아의 2대주주이자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의 지분 20%를 쥐고 있는 기업이기도 하다. 지배구조상 영향력이 상당하다. 종종 가격 정책이나 물량 밀어내기 등에서 갈등을 빚는 부분이 있지만, 코로나나 반도체 등 위기 상황에서 적잖게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최근 한성자동차는 노동조합의 임금 인상 및 처우 개선을 내세우며 파업에 나서 다소 혼란스러운 상황에 빠졌다.

수입사는 온라인 판매와 직영 판매 카드가 있다. 최근 벤츠코리아가 딜러사를 건너뛰고 차량을 직접 판매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벤츠 본사는 이미 유럽에서 온라인 판매를 늘리는 방식으로 유통망을 혁신하는 작업에 착수했고 전 세계 시장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전기차 판매를 고려할 때 유통 구조를 줄이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 크다.

온라인으로만 차량을 판매하는 테슬라, 폴스타, 혼다, 그리고 한국지엠과 현대차가 일부 온라인 판매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테슬라와 폴스타는 애초부터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기에 딜러사의 진입이 불가능했으나 혼다와 한국지엠(쉐보레·GMC 브랜드 일부 차종)과 현대차(경차 캐스퍼) 등은 딜러사와 노조의 반발로 적극적인 온라인 판매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를 타개하고 전면 온라인 판매로 전환을 진행한 곳은 혼다코리아가 유일하다. 현재 온라인 판매를 통한 실적 상황은 크게 긍정적이지는 않지만, 점진적으로 나아지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전망이다.


육동윤 글로벌모터즈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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