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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전기차 마이웨이…2026년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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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전기차 마이웨이…2026년 승부수

시장판도 바뀐 車시장, “전기차에 올인한다”
목표 360만대 달성 위해 과감한 투자 필요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3-10-16 09:08

기아의 새로운 전기차 풀 라인업이 공개된 자리에서 송호성 사장(왼쪽 셋째)과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기아의 새로운 전기차 풀 라인업이 공개된 자리에서 송호성 사장(왼쪽 셋째)과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현대자동차그룹이 전기자동차에 올인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대중화 시기를 2026년으로 내다보고, 그에 맞춰 보다 적극적으로 시장을 개척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기아는 지난 12일 경기도 여주에서 EV데이를 열고 EV5, EV4, EV3를 공개하며 미래 전략을 발표했다. 기아는 EV6 이후 플래그십 전기차로 EV9을 선보였지만, 시장 반응은 기대에 못 미쳤다. 지금부터는 실행에 박차를 가하고 조금 더 싼 가격에 더 많이 보급될 수 있는 차종을 내놓겠다는 심산이다. EV5는 중국에서 이미 공개된 바 있다. 현지 전략형 모델로 시장 적응형 조건들을 내걸었다. 이날 세계 최초로 공개한 EV4와 EV3는 그 하위 모델로 보급형 판매 차량으로 볼 수 있다. 가격 예상치는 3000만~4000만원대다. 이들 두 차종은 내년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여기에 2025년을 목표로 EV5를 국내 시장에 합류시킨다.

보급형 모델들의 라인업은 늦어도 2026년 완성돼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 현재 브랜드에서 저가형 전기차 시장 공백을 메워줄 차로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한 레이EV 정도로 볼 수 있다.

최근 수년 동안 전동화 물결이 일면서 자동차 시장의 경쟁력이 달라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엔진 등 차량의 기술력 중심에서 배터리 가격 중심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주변 환경의 영향이 크다.

자동차 업계는 올해부터 향후 몇 년 전기차 시장의 키워드로 ‘대중화’를 꼽는다. 앞으로 전기차의 가격이 곧 기업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 배터리 원자재 가격 하락이 예상되는데다 경기 전망도 그리 밝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실제로 전기차 활용도의 임계점에 다다랐는지 판매 증가 속도는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이에 현대차와 기아는 전동화 전환 전략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자동차도 전기차 대중화 추세에 부응하겠다는 큰 그림은 마련해 놓았지만, 전략은 기아와 차이를 보인다. 현대차는 아직 아이오닉5 이하 저가형 모델에 대한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다. 캐스퍼 전동화 모델이 내년 출시를 예고하고 있지만, 레이EV와 마찬가지로 E-GMP를 적용하지 않은 기존 전기차로 글로벌 경쟁력은 다소 약한 편이다. 현대차는 기아와 방향이 다른 전략을 펼치며 시너지 효과를 보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지난 6월 중장기 전동화 및 미래 전략으로 ‘현대 모터 웨이’를 발표했다. 핵심은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200만 대 추진’이다. 올해부터 2032년까지 10년간 총 35조8000억원을 전동화 관련 투자비로 책정한다고도 말했다. 이 계획은 전기차뿐만 아니라 수소, 자율주행, SDV, AAM 등의 미래 사업도 포함한다. 기업 이미지를 생각한다면 저가 제품 판매 전략만으로 갈 수는 없다는 것. 다만, 결과적으로 본다면 이들 모든 사업 부문이 모두 전기차로 이어진다는 것도 알 수 있다.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판매 목표는 올해부터 2030년까지 360만 대 달성이다. 지난 2019년 15만 대를 판매했을 때를 생각하면 가파른 그래프를 그리는 목표치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까지 74만411대의 전기차를 판매했고, 올해 들어 100만 대 고지를 넘어섰는데, 지난 5년간 매년 평균 20만 대 이상씩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 판매 분위기로 본다면 2030년까지 360만 대를 판다는 건 다소 어려운 일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목표치만 봐도 50만 대 수준이다. 지난 9월까지 글로벌 전기차 판매 실적은 30만 대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전기차뿐만 아니라 내연차를 모두 포함해 전체 현대차·기아의 3분기 실적을 본다면 그 어느 때보다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현대차와 기아의 지난 3분기까지 매출은 고부가가치 차량인 SUV와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호조에 힘입어 39조722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3조534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실적과 비교해 매출은 5.35%, 영업이익은 127.75% 증가했다. 판매 증진은 곧 미래 사업을 위한 투자로 이어진다. 현대차그룹은 매년 11조원 규모를 투입해 회사의 경쟁력을 높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테슬라를 제외한 글로벌 기업들이 전기차 개발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이유로 수익성을 꼽는다. 현재 배터리 가격은 물론 각 정부에서 지원하는 보조금 등으로는 전기차에서 수익을 내는 것이 어렵다는 이유다. 테슬라의 경우 배터리를 제외한 모든 기술에서 원가 절감을 실천하고 있다. 전용 플랫폼은 물론 메가프레스 등을 통해 단가를 낮출 수 있었다. 현대차도 투자를 통해 이런 방법으로 경쟁력을 높여 나갈 수 있다. 최근 업계 소식에 따르면 현대차는 테슬라식 하이퍼캐스팅을 2026년부터 양산에 적용할 수 있도록 자체 주조·가공·조립 생산 공장을 짓기로 했다. 연내 부지를 확정하고 내년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생산 속도를 대폭 끌어올리고 비용은 30%가량 절감할 수 있다.


육동윤 글로벌모터즈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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