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모터즈

글로벌모터즈

중국, 미국 ‘전기차 불공정’ 제소.. 왜 이때, 무슨 이유로?

메뉴
0 공유

뉴스

중국, 미국 ‘전기차 불공정’ 제소.. 왜 이때, 무슨 이유로?

중국 “IRA는 WTO 협정 위반, 불공정하게 차별”
대의명분 없는 미국의 보호주의 정책에 대한 반발
미국 대선 앞두고 정치적 불안정 상태에 타이밍 맞춰

이정태 기자

기사입력 : 2024-03-27 09:36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WTO 건물 전경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WTO 건물 전경 사진=AFP/연합뉴스
[글로벌모터즈 이정태 기자] 중국 정부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포함된 전기차 보조금 조항이 자국 기업을 차별한다고 주장하며 27일 세계무역기구(WTO)에 분쟁 해결 절차를 시작했다. WTO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의 IRA는 WTO 협정 위반이며, 중국 기업을 불공정하게 차별하는 것이라며 제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전기차를 옥죄는 IRA


IRA의 ‘반드시 북미 조립’ 조항이 중국 전기차에 가장 큰 장벽이다. IRA는 전기차 세액 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북미에서 최종 조립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미국 내 생산 시설 투자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고,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또한, 미국 내 생산 시설 확충은 중국 정부의 '중국 제조 2025' 계획과 상충될 수 있으며, 중국의 전략적 산업 정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핵심 광물 문제도 중국 전기차의 발목을 잡는다. IRA는 핵심 광물 일부를 미국 또는 FTA 국가에서 조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중국의 자원 확보 능력을 약화시키고, 배터리 생산 비용을 증가시킨다. 특히, 중국은 리튬, 코발트 등 중요한 핵심 광물의 대부분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IRA의 조항은 중국의 전기차 산업 발전을 저해한다. 또한, 미국과 FTA 국가가 아닌 다른 국가들과의 경쟁에서 불리한 입장이다.

중국 장쑤성 쑤저우의 국제컨테이너 터미널에서 선적을 기다리는 비야디 전기차들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장쑤성 쑤저우의 국제컨테이너 터미널에서 선적을 기다리는 비야디 전기차들 사진=AFP/연합뉴스


중국은 지금 왜 WTO에 제소할까


중국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전기차 보조금 조항에 대해 WTO에 분쟁 해결 절차를 시작한 이유는 여러 가지로 분석된다.

첫째, 미국의 보호주의 정책에 대한 반발이다. 중국은 IRA의 조항이 자국 기업을 차별하고, 미국의 보호주의 정책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번 제소는 미국에 대한 강력한 항의 의사를 표명하고, 국제 사회의 지지를 얻어 미국 정부의 입장 변화를 촉구하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둘째, 국제 무역 질서 유지라는 대의명분이다. 중국은 WTO 규정을 위반하는 미국 정부의 행동을 견제하고, 국제 무역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제소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중국이 국제 무역 질서의 주요 수호자로서 역할을 강화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셋째, 전기차 산업 경쟁 우위 확보 이유다. 중국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IRA의 조항이 자국의 전기차 산업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번 제소를 통해 중국은 미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넷째, 미국 대선 시점을 활용한 타이밍이다. 현재 미국은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불안정 상태에 놓여 있다. 중국은 이러한 상황을 이용하여 미국 정부에 압박을 가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결과를 얻으려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다섯째, 중국 내 정치적 상황 고려했다. 중국은 최근 경제 성장 둔화와 내부 갈등 심화 등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번 제소는 국민들에게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주고, 내부 결속을 강화하려는 의도도 담겨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보복할까? 한다면 어떻게


먼저 중국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인상이다. 중국은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여 미국 정부에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중국은 미국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이를 더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30% 또는 40%로 인상할 수 있으며, 특정 차종에 대한 관세를 더욱 높게 부과할 수도 있다.

미국 기업에 대한 투자 제한도 예상된다. 중국은 미국 기업의 투자를 제한하거나 심사를 강화하여 미국 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을 어렵게 만든다는 시나리오다. 예를 들어, 특정 산업 분야에 대한 투자를 금지하거나, 투자 심사 기간을 늘리고 심사 기준을 강화할 수 있다. 또한, 미국 기업의 인수 및 합병을 제한하거나, 미국 기업에 대한 안전 및 환경 조사를 강화할 수도 있다.

미국 기업에 대한 보복 조사를 취할 수도 있다. 중국은 미국 기업에 대한 반독점 조사나 안보 조사를 진행하여 미국 기업에 압박을 가할 수 있다. 미국 기업의 시장 지배력 남용 여부를 조사하거나, 미국 기업의 기술 유출 가능성을 조사가 가능한 조치다. 또한, 미국 기업의 중국 내 자산을 압류하거나, 미국 기업 임직원의 비자 발급을 제한할 수도 있다.

WTO 분쟁 해결 절차 활용한 방법도 있다. 중국은 WTO 분쟁 해결 절차를 통해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고, 국제 사회의 지지를 얻는 전략을 취하는 길로 나갈 수 있다. WTO 분쟁 해결 절차를 통해 중국은 미국 정부의 조치가 WTO 협정 위반임을 입증하고, 미국 정부에 조치 철회를 요구하는 것이다. WTO 패널의 판결을 통해 국제 사회의 지지를 얻고, 미국 정부에 압박을 가하는 것이 중국이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시나리오’이다.


이정태 기자 jtlee@g-enews.com
<저작권자 © 글로벌모터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