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각)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를 부과하자, 캐나다가 즉각 보복 관세로 맞서며 북미 무역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이번 관세 조치는 100년 넘게 복잡하게 얽혀온 북미 자동차 공급망을 파괴하고, 소비자 가격 급등과 대량 해고라는 재앙을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날 트럼프가 관세 부과를 발표하자, 미국에서 수입되는 1550억 달러(약 218조원) 규모의 상품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맞섰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조치에 대한 정면 대응으로,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 국민 여러분, 달콤한 말로만 말하지 않겠습니다. 이건 힘들 것"이라며 무역 전쟁 장기화를 예고했다.
“미국·캐나다 공장, 몇 주 내 문 닫을 수도”
이번 관세 조치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자동차 산업이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협회 회장 플라비오 볼페는 "자동차에 관세가 부과된다면, 2020년 팬데믹과 2022년 앰버서더 다리 폐쇄 때처럼 부품 없이는 자동차를 만들 수 없다"며, "이익이 6~7%인데 고객이 25% 추가세를 내야 한다면 운송하지 않을 것이고, 운송하지 않으면 대안이 없다"고 경고했다.
볼페 회장은 "월마트에서 크랭크 샤프트나 카시트를 살 수 없다"며, "이 산업은 일주일 안에 문을 닫을 것이고, 온타리오와 미시간, 켄터키, 앨라배마, 텍사스까지 포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미국과 캐나다의 자동차 산업이 며칠, 몇 주 안에 '정지'될 수 있으며, 미국 12개 주와 온타리오, 퀘벡에서 '팬데믹 수준의 공회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캐나다 기업 리더의 3분의 2(67%)는 1년 이상 지속되는 무역 전쟁을 견뎌낼 수 있다고 말했지만, 10명 중 8명(86%) 이상은 미국에 대한 보복 관세를 계속 지지한다고 KPMG의 새로운 조사에서 나타났다. 이는 캐나다 기업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조치에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자동차 산업계는 이번 관세 조치를 강력히 비판하며 즉각적인 철폐를 촉구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 캐나다 협회 회장 데이비드 애덤스는 "관세는 소비자에게 비용을 증가시키고, 인플레이션을 촉진하며, 국경 양쪽의 근로자에게 부당한 영향을 미치는 세금"이라며, "이러한 부당한 관세를 제거하고 모든 북미 기업의 안정성과 경쟁력을 보장하는 장기적인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캐나다 자동차 제조업체 협회 회장 브라이언 킹스턴은 "오늘 시행된 미국의 관세는 고도로 통합된 북미 자동차 산업에 상당한 피해를 입힐 것"이라며,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자동차 산업 기반을 육성해 온 60년 이상의 통합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노동계 "트럼프, 경제적 무기 동원" 비판
유니포 회장 라나 페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조치를 "캐나다에 대한 경제적 무기 동원"이라고 규정하며, "미국 대통령은 캐나다인의 결의와 단결을 심각하게 잘못 판단했고, 이 무역 전쟁이 미국 노동자들에게 얼마나 큰 피해를 줄지 잘못 판단했다"고 비판했다.
페인 회장은 "이러한 관세는 일상용품의 가격을 높여 근로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국경 양쪽의 일자리를 파괴하며, 자동차를 포함한 캐나다와 미국 전역의 고도로 통합된 제조 부문에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북미 자동차 산업, 생존 시험대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은 북미 자동차 산업 전체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높아진 비용을 어떻게 감당할지, 소비자들은 높아진 가격에 자동차를 구매할지, 그리고 정부는 어떤 해법을 제시할지, 북미 자동차 산업은 지금 생존 시험대에 놓여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