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독일에서 테슬라 자동차 등록 대수가 전년 동월 대비 76%나 급감하며 1429대에 그치는 충격적인 결과를 기록했다고 5일(현지시각) UNN이 보도했다. 이는 같은 기간 독일 전체 전기 자동차 등록 대수가 31% 증가한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며, 테슬라의 독일 시장 내 위기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번 판매량 급감의 주요 원인으로는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가 지목되고 있다. 지난달 23일 독일 연방의회 선거를 앞두고 머스크는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AfD는 반이민, 친러시아 성향을 가진 극우 정당으로, 독일 정치권 내에서 논쟁적인 존재이다. 머스크의 이러한 지지 발언은 독일 유권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이는 테슬라 불매 운동으로 이어져 판매량 급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머스크의 정치적 논란 외에도 테슬라는 여러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독일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먼저, 테슬라는 독일 공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모델 Y 생산을 일시 중단하고 조립 라인을 재정비했다. 이로 인해 생산 차질이 발생했고, 이는 판매량 감소로 이어졌다. 또한, 중국 BYD를 비롯한 경쟁 업체들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테슬라는 더욱 치열한 경쟁에 직면하게 됐다. 특히, BYD는 유럽 시장에서 테슬라를 앞지르며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테슬라 독일 공장 주변 철도 인프라에 대한 공격까지 발생했다. 극좌 활동가 그룹은 테슬라의 공장 확장에 반대하며 철도 장비에 불을 질렀고, 이는 테슬라의 생산 및 물류에 차질을 빚게 했다.
머스크의 AfD 지지 발언은 독일 정치권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독일 정치 지도자들은 AfD와의 협력을 일제히 거부하며 AfD의 ‘논란적인 입장’을 부각했다. 그러나 머스크는 이러한 비난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입장을 굽히지 않고 AfD를 ‘상식적인 정치 단체’라고 옹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