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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발 철강·알루미늄 관세 폭탄, 세계 자동차 산업 ‘무차별 공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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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발 철강·알루미늄 관세 폭탄, 세계 자동차 산업 ‘무차별 공습’

글로벌 자동차 공급망에 큰 혼란, 중국·EU 등 즉각 ‘보복 관세’ 발표
미국도 부품가격 상승 불가피.. 소비자 가격 인상, 수요 감소 불가피
한국 제조사·부품업체에도 직격탄.. 미국내 생산시설 증설 잇따를 듯

이정태 기자

기사입력 : 2025-03-13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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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 철강 및 알루미늄에 예외 없는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글로벌 무역 전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번 조치로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이 직격탄을 맞게 되면서, 산업 전반에 걸쳐 큰 파장이 예상된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10일 대통령이 서명한 포고문에 따라, 미국 동부 시간 기준 12일 오전 0시 1분(한국 시간 12일 오후 1시 1분)부터 수입되는 모든 철강·알루미늄 및 파생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이는 약 1500억 달러(217조 5000억원) 상당의 제품에 영향을 미치는 대규모 조치로, 트럼트 집권 1기 때보다 관세율을 높이고 적용 대상을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자동차 산업에 직격탄


철강과 알루미늄은 자동차 생산에 필수 핵심 소재로 관세 부과로 인해 이들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 자동차 제조사의 생산 비용은 직접적으로 증가한다. 특히, 미국과 같이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서는 이러한 비용 상승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특히, 자동차 범퍼, 차체, 서스펜션 등 핵심 부품에 대한 관세 부과는 자동차 산업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유예될 것으로 알려졌던 87개 파생 제품까지 관세 대상에 포함되면서, 자동차 제조사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 생산 비용 증가에 직면하게 됐다.

늘어난 생산 비용은 결국 자동차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한다. 이는 자동차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으며, 특히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층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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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혼란, 무역 갈등 심화


이번 관세 조치는 글로벌 자동차 공급망에 큰 혼란을 야기할 뿐 아니라, 주요국들의 보복 조치를 촉발하여 통상 마찰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전망이다. 각국은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다양한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무역 질서에 새로운 불확실성을 가져올 것이다. 일부 제조사는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생산 기지를 이전하거나, 새로운 공급처를 모색하는 등 공급망 재편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자동차 산업의 지형을 변화시킬 수 있다.

중국은 미국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부과에 대해 즉각 보복 조치를 시사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의 행위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규칙에 기반을 둔 다자간 무역체제를 훼손한다”며, “필요한 모든 조처로 중국의 합법적 권익을 보호하겠다”고 강하게 언급했다.

유럽연합(EU)도 트럼프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에 대응해 4월부터 260억 유로(약 41조원) 규모의 미국 제품에 관세를 매기기로 했다. EU 집행위원회는 12일 "미국의 부당한 새로운 관세 부과에 대응해 미국 수입품에 대해 신속하고 비례적인 대응조치를 취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 자동차 산업 위기


한국 역시 이번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되면서, 국내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 미국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현지 생산을 유도하고, 이는 한국 자동차의 수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내 생산 시설을 갖춘 국내 자동차 제조사들도 관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현지 생산 비중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

관세로 인한 철강 및 알루미늄 가격 상승은 자동차 제조사의 생산 비용 증가로 이어져 수익성을 악화시킨다. 특히 중소 부품 업체의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태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jt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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