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자동차 강자 폭스바겐이 중국 첨단 '스마트카' 기술을 발판 삼아 미국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각) 인사이드EVs가 보도했다.
폭스바겐은 최근 리비안의 소프트웨어 전문성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한 데 이어, 지리가 지원하는 중국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기업 ‘Ecarx’와 파트너십을 확대하여 유럽과 미국 시장을 겨냥한 스마트카 개발 및 판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지리가 지원하는 Ecarx는 이미 브라질과 인도에서 폭스바겐과 협력하여 자사의 ‘Antora 1000 디지털 조종석 시스템’을 탑재한 스마트카를 선보이고 있다. 이 시스템은 Ecarx의 독점 칩과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음성 인식 및 내비게이션 앱과 같은 첨단 기능을 제공한다.
폭스바겐과 Ecarx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협력 범위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양사는 유럽에서 판매되는 폭스바겐의 슈코다 브랜드 차량에 Ecarx 기술을 탑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며, 더 나아가 미국 시장 진출 가능성도 모색하고 있다.
Ecarx의 CEO 센 즈위는 "중국의 치열한 비용 경쟁은 우리가 글로벌화할 수 있는 더욱 강력한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중국에서 3년밖에 지속되지 않는 제품 주기는 해외에서는 10년 또는 15년까지 연장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폭스바겐의 계획에는 잠재적인 걸림돌이 존재한다. 미국 정부가 2027년부터 중국과의 디지털 연결이 있는 자동차를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폭스바겐이 리비안과의 협력을 강화한 이유 중 하나로, 미국 시장에서 제약 없이 사업을 펼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파트너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첨단 기술이 결국 미국이나 유럽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는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 점점 더 많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중국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는 미래 자동차 시장의 흐름을 보여주는 명확한 증거이다.
폭스바겐이 중국 기업과 맺는 파트너십은 현재 급변하는 자동차 산업의 지형 변화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소프트웨어 기술에서 앞서가는 중국 자동차 기업들과의 협력이 미래 자동차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필수적인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최근 몇 년간 중국 자동차 기업들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루어냈다. 이는 전통적인 미국 및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이 따라잡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기업들의 소프트웨어 기술력이 미래 자동차 시장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 격차는 중국 시장에서 서구권 자동차 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테슬라와 같은 선두 기업조차도 중국 시장에서 가격 인하와 저렴한 자금 조달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는 중국 현지 기업인 BYD, 지리(Geely) 등이 소프트웨어 기술에서 훨씬 앞서나가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