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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전기차 관세, 유럽 자동차의 중국 의존도만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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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전기차 관세, 유럽 자동차의 중국 의존도만 높였다

폭스바겐·르노·스텔란티스, 생존위해 중국 기업 손잡아

이정태 기자

기사입력 : 2025-03-17 10:04

스텔렌티스와 합작으로 중국에서 제작된 C10 SUV가 유럽 판매를 위해 선적되고 있다. 사진=스텔란티스이미지 확대보기
스텔렌티스와 합작으로 중국에서 제작된 C10 SUV가 유럽 판매를 위해 선적되고 있다. 사진=스텔란티스


지난해 10월,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 자동차(EV)에 부과한 관세가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고 있다.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는 저렴한 전기차를 시장에서 배제하려던 EU의 의도가 오히려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중국 의존도를 높이는 역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각) 닛케이아시아가 보도했다.

유럽 자동차업체들, 줄줄이 중국과 협력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최근 몇 년간 수익성 악화와 구조조정 압박에 직면해 있다. 지난해 주요 5개 업체의 순이익은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28%, 폭스바겐 33%, 스텔란티스 70% 등 큰 폭으로 감소했다. 르노와 BMW 역시 수익성 악화를 겪었다. 유럽의 EV 판매는 정체되었고, 높은 생산 비용으로 인해 수익성 또한 감소했다. 이에 메르세데스-벤츠와 폭스바겐은 생산 능력을 줄이는 등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비용 절감과 기술 확보를 위해 중국 제조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중국 EV 제조업체인 샤오펑 모터스(Xpeng Motors)와 협력하여 EV 시스템 및 소프트웨어를 공동 개발하고, 2025년 중국 시장에 2종의 EV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르노는 상하이에 EV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하고, 중국 파트너와 협력하여 2026년 유럽 출시 예정인 저가형 트윙고(Twingo) EV를 개발하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리프모터 테크놀로지(Leapmotor Technology)와 협력하여 유럽에서 중국 스타트업의 소형 EV를 판매한다.

EU, 중국산 EV에 관세 '효과 미미'


EU는 중국산 전기차가 불공정한 보조금 혜택을 받고 있다는 이유로 최대 45.3%의 관세를 부과했지만, 실제 중국산 EV 수입 감소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비용 경쟁력이 강한 중국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독일의 슈미트 자동차 연구 조사에 따르면, 유럽 시장에서 중국 EV 브랜드의 점유율은 오히려 증가했으며,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 중국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의 유럽 수출도 늘었다.

유럽의 EV 제조업체들은 배터리 공급망에서도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입니다. 스텔란티스는 중국 최대 배터리 공급업체인 CATL과 협력하여 스페인에 배터리 기가팩토리를 설립하기 위해 41억 유로(약 6조4500억원)를 투자할 계획다. 이는 기존에 추진했던 프랑스 스타트업 ACC와의 협력이 무산되면서 CATL의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로 전환한 결과이다.

트럼프 25% 관세 예고 '또 다른 악재'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 수입에 25%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유럽 자동차 업계는 또 다른 무역 위험에 직면하게 됐다.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주요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미국 시장에서 높은 수입 의존도를 보이고 있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EU의 중국 전기차 관세는 유럽 자동차 업계에 예상치 못한 결과를 가져왔다. 수익성 악화와 구조조정 압박 속에서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며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으며, 미국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부과 가능성 등 추가적인 무역 위험에 직면하게 됐다. 유럽 자동차 업계는 이러한 변화에 맞춰 전략을 재검토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이정태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jt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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