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폭스바겐과 라인메탈의 합작법인 ‘라인메탈 MAN 군용 차량(Rheinmetall MAN Military Vehicles)’에서 독일군에 납품하는 HX 시리즈 군용 트럭. 사진=라인메탈
유럽 자동차 산업이 전기 자동차(EV) 전환과 중국의 부상이라는 이중고 속에서 생존을 위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각) 더에지가 보도했다. 그 해답은 바로 '군수 산업'으로의 전환이다. 이는 단순한 기업의 생존 전략을 넘어, 유럽 안보 강화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전기차 전환으로 인한 부품 수요 감소와 중국의 저가 공세는 유럽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들에게 큰 타격을 입혔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유럽 각국이 국방 예산을 증액하고 군비 경쟁에 나서면서 군수 산업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유럽의 안보 위기를 고조시키며 군비 증강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켰다.
독일 바이에른주의 작은 마을에 위치한 ‘요프’는 100년 이상 자동차 제조업체에 기어 변속 및 엔진 냉각 시스템을 공급해 왔다. 하지만 자동차 산업의 침체 속에서 요프는 유럽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 부문 중 하나인 군에 공급하는 회사로 변신 추진하고 있다.
독일의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셰플러 AG’는 판매 확대를 위해 방위 산업 파트너를 적극적으로 물색 중이다.
유해 폐기물 처리 솔루션 전문 기업인 ‘유로플라즈마(Europlasma)’는 르노에 주조 금속 부품을 공급하는 브리타니 파운드리 공장 인수 제안을 통해 방위 산업으로의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에스토니아에서는 공무원, 장군, 로켓 과학자, 그리고 이 나라에서 가장 부유한 사업가 중 한 명이 협력하여 ‘프랭켄버그 테크놀로지스(Frankenburg Technologies)’를 설립하고, 저렴한 방공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유럽 최대의 자동차 제조업체인 폭스바겐 AG는 생산 능력과 4만명 이상의 직원을 감축하고 있으며, 라인메탈 AG와 협력하여 독일 오스나브뤼크의 폭스바겐 공장을 장갑차 생산 시설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라인메탈과 합작법인인 ‘라인메탈 MAN 군용 차량(Rheinmetall MAN Military Vehicles)’를 가지고 있으며, 이 회사는 독일군에 HX 시리즈 군용 트럭을 제조하고 공급한다. 폭스바겐은 또 벨기에의 존 코커릴 디펜스 SA는 브뤼셀에 위치한 아우디 생산 시설을 유사하게 변형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탈리아 산업부 장관 아돌포 우르소는 자동차 산업 위기로 인해 자동차 공장을 방위 생산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1월 차량 생산량이 63% 감소하고 피아트 제조업체 스텔란티스 NV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감소함에 따라 추진된 이 계획은 군사 기술과 이 부문의 중복을 활용하여 일자리를 보호하려는 것이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가 군수 산업으로 전환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생산 시설 개조, 신기술 습득, 까다로운 인증 절차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군수 산업은 유럽 자동차 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