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모터스] ‘113 대 2’, 이는 지난 21일 중국에서 개막한 2017 상하이모터쇼와 최근 폐막한 서울모터쇼에 등장한 신차를 비교한 수치다. 이들 모터쇼는 비슷한 시기에 열렸지만 상하이모터쇼에 등장한 신차는 서울모터쇼보다 50배나 많다.
상하이모터쇼 폐막 사흘을 남겨둔 25일 자동차 업계에서는 서울모터쇼 등 국내 모터쇼에 대한 미래 발전 방향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모터쇼는 매번 ‘신차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데다 콘텐츠도 부족해 개성이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페라리와 람보르기니 등 슈퍼카 업체를 비롯해 롤스로이스 등 최고급 럭셔리 브랜드가 한국을 외면하는 이유를 단순히 시장 크기로만 해석할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특히 서울모터쇼를 외면하는 것은 자동차 업계뿐만 아니다. 토종 전자 회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마찬가지다. 서울모터쇼 조직위원회의 끈질긴 구애에도 불구하고 삼성·LG전자는 서울모터쇼에 불참하고 상하이모터쇼에 참가했다.
실제 서울모터쇼에 출품되는 신차는 2011년 12종에서 2013년 9종, 2015년 6종으로 줄었다. 올해에는 2종에 불과했다. ‘동네 모터쇼’라는 꼬리표가 붙는 이유다.
중국이 우리나라보다 신차 시장이 20배 가까이 크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매번 100여 종의 신차가 쏟아지는 상하이모터쇼와 비교하면 초라하기까지 하다.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모터쇼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 세계적인 모터쇼의 경우 단순히 관람객을 끌어 모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공간으로 변하고 있지만 서울모터쇼는 이 같은 흐름에 편승하지 못하고 있다.
관람객 역시 2013년 100만명을 돌파한 것을 끝으로 2015년과 올해에는 61만명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김용근 서울모터쇼 조직위원장은 “서울모터쇼는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모터쇼”라며 “저명한 업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국제 콘퍼런스를 통해 자동차 산업 전반에 대해 공부하는 기회”라고 말했다. 서울모터쇼의 미래 장기적인 발전방향으로 ‘학술적 가치’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열리는 소비자가전박람회(CES) 등 국제 규모의 전자, IT, 자동차 행사에는 업종을 가리지 않고 많은 업체들이 참여해 비즈니즈 교류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모터쇼 조직위가 세계적 행사를 벤치마킹해 한국 시장에 맞게 구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