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의 슈퍼스포츠 바이크 CBR1000RR은 외관부터 여느 바이크와 다른 분위기를 드러낸다.
기자가 시승한 CBR1000RR은 2017년형으로 올 블랙 패션으로 무장했다.
강렬한 '상남자' 포스를 뿜어내며 ‘블랙 카리스마’를 드리운 차제는 전후좌우의 비율로 보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시트에 앉으면 달리기 위해 설계된 바이크임을 금방 느낄 수 있다. 날렵한 디자인은 라이더를 끌어당기며 차고 날아갈 듯 자세를 연출했다.
CBR1000RR은 수랭식 4기통, 배기량 1000cc 엔진을 탑재했다.
핵심인 엔진은 보어와 스트로크를 그대로 유지했지만, 압축비를 끌어올려 출력을 향상시켰다.
이에 맞춰 크랭크 샤프트, 밸브 트레인, 변속기 등은 기존보다 더 높은 사양의 재료를 채택했다. 그 결과, 최대출력을 192마력으로 향상시키면서도 2kg 경량화를 달성했다.
1992년에 CBR900RR로 출시한 이후 26년간 새로운 모델이 나올 때마다 마력은 높이고, 무게는 줄여온 것이다.
혼다 측은 “속력을 올리는 것보다는 바이크의 무게를 조금이라도 줄이는 데 집중했다”고 한다.
경량화된 무게를 바탕으로 한 놀라울 정도의 경쾌함, 여기에 다양한 전자장비가 추가돼 라이더의 즐거움을 더하고 있다.
주행 중 전자식 제어 스로틀은 빠르고 미세하게 반응했다. 제로 백 3~4초에 이를 정도의 높은 출력과 가속력은 상상 그 이상의 질주 본능을 실감케 했다.
레이싱용 ‘R’차답게 코너링 성능도 우수했다. 급격한 곡선도로에서도 무리 없이 제 성능을 발휘했다.
다만, 핸들 폭이 넓은 ‘크루저’ 바이크를 많이 탔던 라이더는 핸들 폭이 좁고 낮은 CBR1000RR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릴 듯하다. 기자는 약 30분 주행으로 적응했다.
‘R’차의 외관과 특성상 장시간 라이딩에는 허리와 손목에 피로감이 쌓인다. 니(Knee)그립 감은 좋았다.
가속만큼 중요한 것은 역시 제동력이다. CBR1000RR에는 관성측정장치(IMU)가 적용된 ABS가 장착됐다.
IMU는 바이크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분석해 엔진 토크를 적정 수준으로 제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장치다.
도로 여건상 고속력을 테스트하지 못했지만, CBR1000RR의 성능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더 빠른 고성능 CBR1000RR SP 버전은 얼마나 빠를지 짐작이 간다.
최신의 첨단 장비들도 아낌없이 투입됐다. 엔진 출력 특성을 선택할 수 있는 파워 셀렉터, 엔진 브레이크 또한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
ABS나 토크 제어의 개입 정도를 조절하는 라이딩 모드 등도 추가했다.
라이딩을 보조하는 장비도 있다. 스로틀 바이와이어, 어시스트 슬리퍼 클러치, 가변 배기 시스템, 풀 컬러 TFT-LCD 계기반, LED등 이다.
폭발적인 출력과 강한 토크, 가벼운 차체 무게, 다양한 첨단 기능들은 더 즐거운 라이딩을 위하고 라이더가 오로지 라이딩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이것이 CBR1000RR만의 매력으로 꼽힌다.
라영철 기자 lycl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