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코리아가 6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사 차량 화재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기자회견에는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과 BMW그룹 본사의 요한 에벤비클러 품질 관리부문 수석 부사장, 피커 네피셔 디젤엔진 개발 총괄 책임자, 게르하르트 뷜레 글로벌 리콜담당 책임자, 글렌 슈미트 기업 커뮤니케이션 총괄 책임자가 참석했다.
김 회장은 "최근 발생한 화재 사건과 관련해 고객들과 국민 여러분, 정부 당국에 불안과 심려를 끼쳐 드려 송구하다"며 "가장 먼저 사고 당사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와 위로의 말씀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본사에서도 마음 무겁게 다루고 있으며 모든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며 "전문가로 구성된 다국적 팀 10여명이 한국에 방문해서 관련 파트너사와 함께 24시간 근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국 고객들에게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사전진단과 리콜이 원활하고 빠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그동안 진행해온 본사 기술팀의 화재 원인 조사 내용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요한 에벤비클러 품질 관리부문 수석 부사장은 엔진 화재 사고의 원인으로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쿨러의 냉각수 누수를 지목했다.
요한 수석 부사장은 "EGR 쿨러에서 냉각수 누수가 만약 발생하면 침전물이 누적돼 흡기 다기관에도 침전물이 쌓인다"며 "특히, 압력조절장치인 바이패스 밸브를 열어놓은 상태였다면 냉각하지 않은 배기가스가 바로 흘러 들어가 과열 현상이 발생하고, 이런 상황에서 배기가스가 고온으로 나오기 때문에 불꽃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침전물이 많이 쌓여도 화재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중요한 건 산소가 얼마나 들어가고, 어느 정도의 부하로 배기가스가 들어갔는지에 따라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쿨러의 누수가 있다고 하더라도 모든 차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건 아니다"라며 "EGR 쿨러 쪽에 누수가 있어야 하지만, 많은 주행거리, 장시간 주행, 바이패스 밸브가 열린 상태 등 네 가지 조건이 동시에 충족돼야 화재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따라서 차량 화재는 주행 때만 이뤄지고 주차나 공회전 때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주행 시 냉각수 누수로 화재가 나타날 경우 운전 중 경고등이 켜지거나 출력이 떨어지거나 타는 냄새나 연기가 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이런 상황을 탐지하면 고객은 속도를 줄이고, 안전한 곳에 주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만 유독 BMW 차량 화재가 발생한다는 논란과 관련해서는 사실과 아니라고 못박았다.
그는 "한국과 전 세계 BMW 차량에 장착된 소프트웨어의 경우 유럽 시장에서 적용한 소프트웨어가 그대로 한국에 적용"했고 "하드웨어도 EGR 시스템은 전 세계가 같다"고 밝혔다.
차량 결함에 대해서는 "전체 통계로 봤을 때 결함 비율은 한국과 전 세계가 비슷하지만, 한국에 단기간에 집중돼 나타나는 이유는 계속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MW 측은 오는 20일부터 10만6000대 차량에 대해 전국 공식 서비스센터 61곳에서 리콜을 실시하고 EGR 모듈 교체와 EGR 파이프 클리닝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BMW 차량 화재는 32건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520d 차종은 19건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