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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현대차, 구형 버전을 신형으로 속여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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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현대차, 구형 버전을 신형으로 속여 판매

차체자세제어장치 미탑재 구형 엘란트라 판매로 고객에 고발당해

홍성일 기자

기사입력 : 2018-09-12 08:54

베트남 현대자동차 대리점에서 차체자세제어장치가 탑재되지 않은 구형버전의 엘란트라를 자동탑재 된 신형 버전인 것처럼 고객에게 속여 판매했다가 고발당했다.이미지 확대보기
베트남 현대자동차 대리점에서 차체자세제어장치가 탑재되지 않은 구형버전의 엘란트라를 자동탑재 된 신형 버전인 것처럼 고객에게 속여 판매했다가 고발당했다.
베트남 현대자동차 대리점이 고가의 장비가 탑재되지 않은 구형 버전 차량을 신형 버전 차량으로 속여 판매했다가 고객으로부터 고발당했다.

고객은 대리점이 속여 판매한 명백한 증거들을 제시했음에도 '책임'을 지지 않는 대리점의 태도에 반발해 강경대응에 나섰다. 11일(현지시간) 킹 즈엉 브엉(Kinh Duong Vuong) 현대차 대리점이 고객에게 차량을 '잘못 인계했다'는 이유로 고발 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도 득 푸(Do Duc Phu)라는 고객은 차체자세제어장치(ESP)가 있는 2018년 신형 엘란트라 차량의 보증금을 내고 구매했지만, 차량을 인수받을 때 ESP가 없는 상태였다.

푸씨는 "2018년 1월 빈 즈엉(Binh Duong)에 있는 쇼룸에 가서 차량을 샀다. 계약서 작성시 대리점 판매 직원이 2018년 차량은 ESP가 있다고 설명하면서 신형 차량을 구매할 것을 권유했다"고 밝혔다.

푸씨는 이어 "당시 판매 직원에게 2017년식과 2018년식의 차이가 뭐냐고 질문했는데, 직원은 2018년 차량은 ESP가 추가로 탑재되어 있다고 대답했다. 엘란트라 2018년식 차량의 판매 가격이 얼마냐고 물어보자 6억900만동(약 3045만원)이라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푸씨는 당시 판매원이 한 가지 가격만 이야기했기 때문에 이 가격이 ESP가 탑재되어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는 당시로서는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현대차 대리점과 체결한 계약서에는 엘라트라 차량이 자동으로 장치가 탑재되어 있는 2018년 신형 버전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푸씨는 2018년 2월 말 킹 즈엉 브엉(Kinh Duong Vuong) 현대차 대리점으로부터 차량을 인도받았다. 푸씨가 세금을 납부할 때 대리점 직원이 베트남 메신저인 잘로(zalo)로 채팅하면서 정확하게 ESP가 있다는 문자를 그에게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지금도 이 문자를 증거로 가지고 있다.

푸씨는 "약속 날이 되자 제가 차량을 받고 아무런 의심없이 빈 즈엉(Binh Duong)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푸씨가 당시 현대자동차와 맺은 매매 계약서.이미지 확대보기
푸씨가 당시 현대자동차와 맺은 매매 계약서.

푸씨가 본인 차량에 ESP가 탑재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휴가 전인 9월 2일 빈 즈엉에 있는 엘란트라 동호회의 오프라인 행사에서였다. 행사에 참가한 친구를 통해 그는 차량에 ESP가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즉시 당시 판매 직원에게 전화를 했지만 오히려 핀잔을 들었다.

판매 직원은 "내가 자문할 때 ESP가 있는 차량을 자문하지 않았는데 이제 와서 있다고 하면 말이 되느냐"며 역정을 냈다.

화가 난 푸씨는 회사에 직접 연락해 지난 8월 31일 본사에서 영업사장 미스 지엠 (Diem)과 만났다. 미스 지엠은 "ESP가 있는 엘란트라 차량의 보증금 계약서에는 'ESP'라는 문자가 기재되어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푸씨가 판매 직원과의 문자를 증거로 제시하자, 미스 지엠은 아무말 없이 갑자기 직원에게 책임을 돌렸다. 그 뒤 회사측은 ESP가 없으면 그 가격(약 1500만동)만큼 돈을 되돌려주겠다는 입장을 보내왔다.

푸씨는 "7억동을 주고 차를 샀는데 그깟 1500만동이 없어서 내가 안 샀겠느냐? 아니면 대리점 쪽에서 고의로 구형 차량을 판매하려고 한 것 아니냐? 라며 따지자, 회사측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며 분노했다.

정작 그를 화나게 한 것은 현대차 측에서 계속 거짓으로 사태를 무마하려고 하는 불성실한 태도 때문이다. 그는 엘란트라와 관련된 내용을 온라인 사이트에 올린 후 호치민 9군에 사는 다른 고객으로부터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그 고객도 푸씨에게 본인도 ESP가 있는 차량을 구입했다며 계약서를 사진으로 찍어서 보내주었는데, 계약서 어디에도 회사측에서 말하는 ESP 문자는 명시되어 있지 않았다.

한편 이에 대해 당시 현대차 대리점 대표는 판매 날짜가 1월 31일인 반면, 현대 탄콩에서 엘란트라 차량에 대한 성능을 업그레이드 하겠다는 공문을 발송했을 때가 2월 7일이다. 따라서 푸씨가 구매할 당시에는 'ESP가 없을 때였다'는 게 맞다는 입장이다.

현대 탄 콩 관계자는 "우리가 파악한 바로는 손님과 판매자의 구두약속에 관한 내용이다. 이것은 대리점과 손님의 문제다"며 선을 그었다.


홍성일 기자 seongil.h@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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