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모터즈 박희준 기자] 인도에서 차량 결함에 따른 리콜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기아자동차가 리콜 진행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지 않아 눈길을 모으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이에 따라 수출차량의 품질관리를 더욱 엄격하게 해 고객 만족도를 높일 방침이다.
인도 자동차 경제전문지 오토 이코노믹타임(auto.economictime, ETAuto)은 18일(현지시각) 지난해 리콜된 차량이 모두 8만531대에 그쳤으나 올해는 인도의 주요 4륜차와 2륜차 제조업체에서 16만2869대를 회수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리콜이 2배 이상이 늘어난 것이다.
차량 전문가들은 소프트웨어 결함이 주요 원인으로 보고 해당 소프트웨어와 콘텐츠를 동일하게 사용하다 보니 리콜 횟수가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ETAuto 관계자는 "전반적인 차량 성능은 개선됐다"면서도 "다만 때로 작동하지 않는 전자 및 안전 부품 점유율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특히 같은 플랫폼을 쓰는 차량이 늘다 보니 리콜이 상승했다"고 전했다.
통상 자동차 제조업체는 여러 모델 라인에서 공통 부품을 사용해 구성 요소 또는 소프트웨어 문제에 따른 결함의 영향을 받는다. 이에 따라 제조업체 측은 민감해진 소비자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리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인도에서 리콜된 차량 가운데 특히 혼다, 메르세데스 벤츠, 마루티 스즈키가 많았다.
ETAuto 분석에 따르면 혼다자동차는 올 한 해 두 차례 리콜을 단행해 총 3만124대의 차량을 회수했다.
리콜 대상은 2018년형 아코드. 시티, 째즈 등으로 에어백에 결함이 생겨 2만2834대를 리콜했다. 여기에 전동 파워 스티어링(EPS) 결함 검사를 위해 올해 7월에 새로 출시 된 컴팩트 세단도 7290대를 추가 리콜했다.
고급 자동차 제조업체 메르세데스 벤츠도 인도에서 대량의 리콜 조치가 이뤄졌다. 메르세데스에서는 다양한 모델에 걸쳐 2만2579대를 회수했다. 특히 올 3월과 6월에는 에어백의 트리거링 접지 불량에 따른 결함으로 리콜이 이뤄졌다.
독일의 럭셔리 카 제조업체 BMW도 올해 1만6350대를 회수했다. 리콜은 제조과정의 부품 결함에 따른 것으로 G01 차량은 적은 나사로 리어 스포일러를 장착해 회수 조치했고 모델 X3는 연료 공급 장치에 대한 압력 제한 값의 실링 캡이 손상될 가능성이 있어 리콜했다.
이외에 폭스바겐 그룹은 에어컨 보조 히터 결함으로 아우디 A4와 Q5 등을 1만6113대를 회수했으며, 포드 인도는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기 위해 에코스포츠 7249대를 회수해 리콜했다.
혼다가 인도에 설립한 현지법인 HMSI에서도 혼다 오토바이와 스쿠터를 약 5만6267대 회수했으며 인도 최대 자동차 회사 '마루티스즈키(Maruti-Suzuki)'는 속도계 문제로 2799대를 리콜했다.
ETAuto 보도에 따르면 한국 자동차 제조업체인 현대·기아자동차는 리콜 진행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았다.
현대·기아자동차 관계자는 "인도 수출차량에 리콜이 없다는 외신 보도는 고무적"이라면서 "수출 차량에 대한 품질 관리를 더욱 엄격하게 해 품질과 가격 모두 만족을 주는 차량이 되도록 노력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인도 자동차 제조사들은 차량 리콜 관련 법안이 별도로 없기 때문에 자발적 리콜 정책을 채택해 진행하고 있으며 이 정책이 실시된 이후 회수된 차량만 총 280만대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