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테슬라가 크로스오버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모델Y'를 가까운 시일 내에 발표할 것이라는 계획 발표 이후 테슬라 차량 모델 시리즈에 대해 '동족상잔의 비극'이 발생할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일(현지 시간) 모델Y의 이벤트가 3월 14일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테슬라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열린다고 트윗을 통해 밝혔다. 모델Y는 '모델3'보다 약 10% 크고 가격도 10%쯤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와 함께 비용도 비슷한 수준으로 높아지고 1회 충전에 따른 주행 거리가 다소 줄어들 것이라는 소식이 덧붙여져 투자자들 사이에서 테슬라 자동차의 수요를 둘러싸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소비자의 취향이 세단에서 대형차로 옮겨 가고 있는 상황에서 모델Y의 발표는 모델3의 수요에 타격을 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투자 은행 RBC 캐피털 마켓의 애널리스트 조셉 스팍(Joseph Spak)은 고객용 리포트에서 모델Y에 대해 "매우 뛰어난 (그리고 수요가 있는) 상품이라고 우리는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이번 발표의 타이밍은 주가에 있어서는 호재라기보다 약세파에 일단의 재료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술했다.
그는 당초 테슬라는 동족상잔의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 생산 개시에 가까워진 단계에서 모델Y를 공개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머스크 CEO의 성급한 공개로 "그 위험은 커지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는 모델Y의 출시 시기가 1년 6개월 이상 남아있는데도 불구하고 공개가 빨랐다는 주장이다. 실제 모델Y의 발표는 2주 이내에 이루어질 전망인데, 발매는 당분간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러한 우려가 다소 줄어들 수도 있다는 견해도 있다. 베어드에쿼티리서치의 벤 칼로(Ben Kallo) 애널리스트는 발매까지 18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테슬라 모델이 서로를 잡아먹는 동족상잔의 리스크가 경감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SUV와 CUV 시장이 세단보다 크고, 미국에서 더 빨리 성장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보다 경쟁력 있는 가격의 차량을 선보이면, 판매량과 점유율이 증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나타냈다.